여름마다 '도로 무단 점유' 인천 부평공원 앞 포장마차 [현장, 그곳&]
“술 마시는데 방금도 차에 부딪힐 뻔해 깜짝 놀랐어요.”
지난 23일 오후 9시께 인천 부평구 부평동 부평공원 인근 포장마차 거리. 포장마차 앞 도로에는 플라스틱 의자와 테이블 등 40여개가 줄지어 놓여 있다. 사람들은 도로 위 놓인 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 포장마차 상인들은 사람이 몰리자 테이블을 더 꺼내 2열로 늘어놓고 또다시 손님을 받는다.
도로 위 테이블에 앉아 있는 손님들은 차가 지나갈 때마다 화들짝 놀란다. 차가 도로 양쪽에서 마주 오면 손님이 앉아 있는 의자와 불과 1m 옆으로 차들이 지나다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테이블은 횡단보도 위까지 점령하고 있다. 게다가 상가 앞 도로에 모두 테이블이 깔린 탓에 길을 걷는 시민들은 거리를 오가는 차들을 피하느라 바쁘다. 이곳에서 만난 손님 최민기씨(26)는 “여름철 시원하게 술을 즐길 수 있다 해서 왔는데, 도로 위일 줄은 몰랐다”며 “의자 뒤로 차가 오갈 때마다 사고가 날까 불안하다”고 했다.
인천 부평구 부평공원 인근 포장마차 거리 상인들이 불법으로 도로 위에 테이블 설치하고 영업,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24일 부평구에 따르면 부평공원 인근 포장마차 거리의 상가 7곳이 도로 위를 차지하고 영업하는 ‘불법 옥외영업’을 하고 있다. 이 같은 불법 옥외영업은 해마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여름철이면 등장하고 있다. 한 포장마차 업주 A씨는 “포장마차 밖에 탁자를 설치해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탓에 (불법인지 알지만)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불법 영업으로 도로 위로 내몰린 손님들은 물론 길을 걸어가는 시민 모두 교통사고의 위험에 처해있다.
특히 이들 상가 7곳 중 4곳은 아예 미신고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데도 구는 과태료 부과와 고발 등의 조치만 반복하고만 있다.
서종국 인천대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차가 지나다니는 도로에 테이블을 놓고 영업을 하면 시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했다. 이어 “지자체가 고발 조치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상시 단속 영업 중단 조치 등을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부평구 관계자는 “해마다 단속을 벌여 이들 상인에 대한 형사처벌이 이뤄지도록 하는데도, 여름철이면 반복해 골치”라고 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지도·점검을 벌여 자칫 시민들의 안전사고를 차단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황남건 기자 southge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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