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동 시대’ 역사 뒤안길로... 50년 역사 품은 한은 경기본부

이은진 기자 2023. 6. 24.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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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경기본부 전경. 한국은행 경기본부 제공

 

“50년 역사의 발자취가 녹아 있는 장소를 떠나게 돼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올해로 ‘지천명’을 맞이한 한국은행 경기본부가 이달 말 ‘영화동 시대’를 마무리한다. 50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광교 경기융합타운에 새 둥지를 틀면서, 수원특례시 장안구 영화동에 위치한 현 행사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24일 한은 경기본부에 따르면 경기본부는 오는 29~30일 이틀 간 현재의 영화동 행사에서 광교 신(新) 행사로 이전, 다음 달 3일부터 신 행사에서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수원특례시 영통구 광교택지개발지구(경기융합타운)에 들어설 한은 경기본부 건물은 대지면적 4천778㎡, 연면적 1만9천813㎡, 지하 3층~지상 5층 규모다.

이로써 지금의 한은 경기본부 건물은 이달 말이면 쓰임새를 다 하게 된다. 흐른 세월 만큼이나 손때 묻은 건물을 둘러보며 1970~1980년대 압축 성장기, 1990년대 IMF 위기 등 지역경제의 생사고락을 함께해 온 한은 경기본부의 발자취를 따라가 봤다.

1972년 한국은행 수원지점 개점식. 한국은행 경기본부 제공

1972년 8월18일, 전국 16개 지역본부 중 11번째로 문을 연 수원지점은 이듬해 영화동에 위치한 현 행사에 둥지를 틀었다. 영화동에 위치한 현 행사는 대지면적 9천955㎡, 연면적 5천463㎡,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조성됐다.

이어 1990~1991년 성남·안산·안양 출납분실을 설치하고, 2002년 ‘수원지점’에서 ‘경기본부’로 명칭을 변경하는 등 변화를 거듭해 현재까지 역사가 이어져 오고 있다.

1978년 제42회 세계사격선수권대회 기념주화 발행 당시 모습. 한국은행 경기본부 제공

특히 건물에서 흐른 세월을 더욱 체감할 수 있었는데, 건물 내부는 지난 50년 간 수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닿다 보니 곳곳이 낡고 해진 모습이었다. 상아색으로 통일된 복도 인테리어부터 빛 바랜 소화전 버튼, 1976년에 설치돼 현재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엘리베이터까지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한국은행 경기본부 과거 사진. 한국은행 경기본부 제공

이곳 직원들은 오랜 시간을 함께한 곳이다 보니, 건물을 볼 때면 지나온 시간들을 떠올리게 된다고 설명한다.

12년 전 경기본부에서 근무를 한 적이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직원은 “과거 경기본부에서 근무하던 당시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적 있었다. 출근이 어려울 정도로 많은 눈이 내렸던 게 기억 나는데, 당시 직원들이 전부 밖으로 나와 건물 앞에 쌓인 눈을 쓸기도 했다”며 옛 추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공철 한국은행 경기본부장은 “이전을 준비하면서 과거 사진과 기록 등을 통해 1972년 수원지점 설립 이후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국은행 경기본부가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고즈넉하고 옛 정취가 충만히 느껴지는 이곳을 떠나게 돼 많이 아쉽지만, 새로운 도약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안고 광교 신 행사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은진 기자 ej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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