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 야구로까지 번진 '라이벌 경쟁'

구서윤 2023. 6. 2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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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정용진 부회장, 구단주 역할에 적극적
야구 인기와 연계해 사업과 시너지 내기에 좋은 것으로 평가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유통공룡 롯데와 신세계가 야구에서도 뜨거운 경쟁으로 한창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각각 롯데 자이언츠, SSG랜더스의 구단주를 맡아 야구단을 직접 챙기며 애정을 쏟고 있다. 또한 계열사가 나서 힘을 실어주고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며 유통과 야구 간 시너지 창출에도 집중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이 박형준 부산시장과 지난달 14일 한화 이글스전이 열린 부산 사직구장을 찾아 응원하고 있다. [사진=롯데자이언츠]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 올해 처음으로 부산 사직구장을 찾아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를 직관했다. 경기가 끝난 후에는 그라운드에 내려가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신 회장은 2015년부터 롯데자이언츠 구단주를 맡고 있지만 야구장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2015년 이후 6년 만인 지난 2021년 잠실을 찾아 경기를 관람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의 야구에 대한 적극 행보를 두고 경쟁사인 신세계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신 회장은 선수들도 직접 챙기고 있다. 지난달 경기 당시에는 롯데호텔에서 만든 300개의 도시락을 챙겨 선수단과 임직원, 파트너사 직원에게 전달했다. 지난해 10월 이대호 선수의 은퇴식에서 신 회장은 이 선수의 영구 결번인 10번이 새겨진 커플 반지를 선물했다. 올해는 신인 선수와 가족을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초청했다. 롯데자이언츠가 9연승을 하자 자 1군 선수단, 코치진 등 54명에게 3천900만원 상당의 에어랩 컴플리트 롱, 에어팟 프로 맥스 등을 선물했다.

야구단 발전을 위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롯데지주가 2016년 이후 6년 만에 롯데자이언츠로의 190억원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선수단 운영비도 2021년 186억원에서 지난해 262억원으로 76억원 증액했다. 구장 사업비는 2021년 7억8천만원에서 지난해 17억8천만원으로, 홍보 판촉비는 2021년 2억원에서 지난해 9억원으로 확대했다.

또한 롯데는 부산시와 롯데자이언츠의 홈구장인 사직야구장 재건축 계획도 밝혔다. 총 사업비 2천344억원 중 300억원은 국비 지원, 나머지 비용의 70%는 시 예산, 30%는 롯데가 부담한다. 1985년 건립된 사직구장은 노후화로 재건축 요구가 있어 왔다. 사직구장은 2025년 12월 철거에 들어가 2026년 7월 착공, 2029년 2월 재개장 예정이다.

롯데온은 다음 달 13일까지 '자이언츠, 응원의 기세를 울려라' 이벤트를 진행한다. [사진=롯데온]

롯데 계열사와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에도 활발하다.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은 다음 달 13일까지 '자이언츠, 응원의 기세를 울려라' 이벤트를 진행한다. 롯데온 내 응원 페이지에 응원 댓글을 남기면 추첨을 통해 롯데 자이언츠 선수의 사인 유니폼과 야구공 등을 증정한다.

지난 4월에는 롯데 자이언츠의 올 시즌 활약과 2030세계박람회 부산 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부산이 이긴다'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응원 댓글을 남긴 100명에게 추첨을 통해 치킨 쿠폰을 증정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창립 35주년 기념일을 맞아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매치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세븐일레븐은 사전 신청한 경영주와 임직원 250여 명을 부산 사직구장에 초청해 롯데자이언츠의 경기를 관람하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야구팬들을 위해 사직구장 중앙광장에 부스를 설치해 다양한 이벤트도 열었다.

SSG 정용진 구단주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후 기뻐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역시 야구에 강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그룹이 2021년 1월 SK와이번스를 인수해 SSG 랜더스를 출범시킨 이후 구단주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인천 문학구장을 찾아 SSG랜더스와 KT위즈의 경기를 직관했다.

신세계 역시 선수단 운영비를 늘렸다. 선수단 운영비는 2021년 262억원에서 지난해 470억원으로 208억원 늘렸고, 판매 촉진비 규모도 2021년 12억원에서 21억원으로 늘렸다.

색다른 야구 관람을 위한 돔구장 건설도 추진한다. 최근 신세계그룹은 돔구장과 복합쇼핑몰을 결합한 '스타필드 청라'에 대한 개발 계획을 밝혔다. 스타필드 청라에서는 야구를 비롯한 각종 스포츠 경기와 다양한 문화·예술 전시, 공연 등이 열릴 예정이다. 신세계는 국내 야구 관람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도 거의 모든 계열사를 동원해 야구단과의 통합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SSG랜더스가 사상 첫 통합 우승을 하게 되자 온·오프라인 계열사 19곳이 참여하는 대규모 할인 행사를 열기도 했다.

마스코트 '랜디'와 치어리더들이 배송용 종이봉투를 활용해 만든 응원 모자를 착용한 모습. [사진=SSG닷컴]

SSG닷컴은 23일부터 25일까지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3연전에 '쓱닷컴데이'를 진행한다. 야구팬들에게 쓱닷컴의 브랜딩 활동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SSG닷컴은 야구단 SSG랜더스와 함께 다양한 포토존을 마련했으며, 참여자에게는 스페셜 유니폼, 모자, 머플러, 키링 등 굿즈와 신세계 상품권 등의 경품을 제공한다.

앞서 SSG닷컴은 야구 경기 응원을 위해 응원 모자로 만들 수 있는 배송용 종이 봉투를 소비자에게 배송하기도 했다. 만든 모자를 매표소에서 제시하는 고객에게는 티켓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신세계푸드는 이달 초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NBB DAY(노브랜드 버거 데이)'를 열었다. 지난해 진행한 NBB 행사에서 야구 팬들에게 폭발적 호응을 얻자 같은 이벤트를 재시도한 것이다. 야구팬들을 위한 유니폼을 출시했고, 다양한 기념품을 제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가 야구의 두터운 팬층과 연계해 계열사의 사업과도 시너지를 내기에 좋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며 "투자를 늘리는 것으로 볼 때 앞으로도 유통 계열사를 통한 다양한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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