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박상돈 천안시장 1심 선고, 8월 중 이뤄질 듯

7월 14일 결심 공판…박상돈 시장 피고인 신문
정무보좌관 "공무원 개입 잘못 인정, 반성"…"박상돈 시장 지시·보고 없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상돈 천안시장이 법원을 나서고 있다. ⓒ 뉴스1 이시우 기자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공직선거법이 정한 선고 기한을 초과한 박상돈 천안시장에 대한 1심 판결이 8월에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박상돈 천안시장 등에 대한 11차 공판을 마친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전경호)는 오는 7월 14일, 변론 종결을 예고했다.

앞서 재판부는 공직선거법이 정한 선고 기한을 준수하기 위해 재판 시작과 함께 모두 6차례의 신문 기일을 지정했다. 공직선거법은 제270조에 강행 규정으로 선거범에 관한 재판을 다른 재판에 우선해, 신속히 진행하게 하고 있다. 1심은 공소 제기 이후 6월 이내 반드시 선고하도록 정해 놨다.

하지만 피고인 측이 검찰의 증거 수집 과정에 위법이 있다며 피의자 신문 조서를 비롯한 관련 증거들을 부동의하면서 재판은 더디게 진행됐다. 증거조사와 증인 15명, 피고인 5명에 대한 신문 절차가 이어져 변론 기일은 12번으로 늘어났다.

재판부는 다음 달 14일, 제12차 공판에서 박상돈 시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끝으로 모든 심리를 마치기로 했다.

한편, 11차 공판에서는 영상촬영 담당 A씨와 정무보좌관 B씨 등 천안시 공무원 2명에 대한 피고인 신문이 진행됐다. 지난 2020년 천안시장 보궐선거부터 박상돈 천안시장의 선거 운동에 참여한 이들은 지난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공무원 신분으로 선거운동을 기획, 실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공무원의 선거 개입이 위법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선거운동을 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들이 참여한 선거운동 영상과 홍보물 등의 제작 과정을 따졌다.

검찰은 A씨에 대해서는 박상돈 시장이 궁금증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연출된 '기가도니' 영상물을 문제 삼았다. 해당 영상은 시청 홈페이지가 아닌 박 시장의 개인 유튜브 채널에 게시됐고, 박 시장의 예비후보자 홍보물에도 이미지가 사용됐다.

'기가도니'영상이 선거 운동용으로 만들어진 것이냐는 검사의 질문에 A씨는 "시정 홍보를 위해 만든 영상"이라고 답했다. A씨는 자신의 업무가 천안시를 위해서 하는 일인지, 박상돈을 위한 일인지를 아는지 묻는 판사의 물음에는 "지금도 그 기준은 명확하지 않다. 시장의 성과가 시정의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선거운동을 총괄 기획하고 실행한 것으로 보고 있는 B씨에 대해 6시간 동안 신문했다. 검찰은 B씨를 상대로 박상돈 시장이 공무원들이 선거운동에 개입한 사실을 알고 있었는 지를 확인하는 데까지 나갔다.

검찰은 "박상돈 시장이 선거 홍보물 제작에 공무원이 관여한 사실을 언제 알았냐"고 물었고 B씨는 "검찰이 압수수색한 이후에야 알게 됐다"고 대답했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공무원의 중립 의무를 수차례 언급해, 혼나는게 무서워서 최대한 모르게 하려고 했다"고도 했다.

B씨는 변호인의 반대신문에서 범행을 자백했다. 그러면서 박상돈 시장은 공무원의 선거 개입을 알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B씨는 "박상돈 시장의 재선을 통해 공약 이행을 마무리하기 위해 잘못을 저질렀냐"는 변호인의 물음에 "그렇다"고 답하며. 불법행위에 대해서 박 시장에게 지시받거나 보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과도한 충성심으로 박 시장의 재선을 위해 선거 운동을 준비해 범행에 이르게 됐고, 공직의 무게를 망각하고 법과 원칙을 무시한 행위에 대해 반성하고 사죄하느냐"는 질문에도 "네"라고 대답했다.

다만, 신문 절차를 마친 뒤에 재판장도 "범죄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선거공보물을 피고인 중심으로 제작하고 시장에게 보고할 때는 다른 피고인이 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입장이 애매하다"고 따졌다. 이에 대해 B씨는 "제가 하는 것을 알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답했다.

issue7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