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대안학교에 ‘건축법 위반’ 시정명령…학교측 ‘행정소송’ 맞대응

‘고양자유학교’, 미인가 탓에 학교건물 허가 불가
재판 결과에 따라 전국 대안학교들 불똥 튈 수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지영동에 위치한 대안교육기관 '고양자유학교' (권용재 의원 제공)

(고양=뉴스1) 박대준 기자 = 경기 고양시의 한 대안교육기관이 ‘학교가 아닌 건축물에서 교육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지자체로부터 건축법 위반으로 시정명령을 받자 행정소송을 제기해 법원의 판단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4일 고양시와 권용재 시의원(식사·풍산·고봉동)에 따르면 일산동구 지영동 공릉천 인근에 위치한 고양자유학교는 초중등(1~9학년)과 고등(10~12학년)과정 등 12년제로 운영되는 대안교육기관으로, 현재 학교로 사용되고 있는 건물은 아동복지시설이나 노인복지시설을 의미하는 ‘노유자시설’로 지정됐다.

이에 고양시는 지난해 5월 17일 고양자유학교가 ‘건축물 용도에 맞지 않게 사용하고 있다’며 건축법 위반에 대한 시정명령을 내렸다.

시정명령은 노유자 시설인 고양자유학교 내에서는 ‘교육’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결과적으로 대안교육기관을 운영하지 말라는 의미의 행정처분이다.

문제는 고양자유학교가 교육부의 인가를 받지 않은 미인가 대안교육기관으로, 이 경우 학교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건축법 상 건축물의 용도 중 ‘학교’로 건축허가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또한 대부분 미인가인 대안교육기관들은 학교가 아닌 다른 건축물에서 교육하는 경우가 많아 이들 모두 건축물을 용도 외로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고양시도 고양자유학교가 학교가 아닌 건축물에서 교육하는 것을 위법으로 판단했다.

그러자 고양자유학교는 같은해 8월 고양시의 행정처분에 대해 부당함을 주장하며 시정명령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학교측은 “법적 미비로 인해 고양자유학교와 같은 미인가 대안교육기관이 운영될 수 있는 건축물은 존재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같은 상황에 사건을 맡은 의정부지방법원(제1행정부)의 판결에 따라 고양자유학교는 물론 전국의 대한교육시설들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교육부에 공식적으로 등록된 미인가 대안교육기관은 올해 5월 기준 전국에 221개에 이른다. 교육부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대안교육기관의 숫자까지 포함하면 약 500여개로 추산되고 있다.

재판 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 이들 대안교육기관들이 모두 위법으로 판단돼 시정명령을 받고 수사기관에 고발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재판은 이달 27일 변론기일이 예정되어 있다.

dj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