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진리를 믿은 그들…신간 '파시스트 거짓말의 역사'

송광호 2023. 6. 24.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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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는 자신의 인종차별적 이론에 반하는 사실들을 거짓으로 여겼다.

최근 번역 출간된 '파시스트 거짓말의 역사'(호밀밭)에서 그는 독일,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등 다양한 나라에서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창궐한 파시즘의 사상적 뿌리를 고찰한다.

또한 그들은 거짓말하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그는 "빨갱이"들이 자신에 대한 거짓말과 선동을 퍼뜨리기 위해 게르니카를 파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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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선전장관 요제프 괴벨스 [메리맥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히틀러는 자신의 인종차별적 이론에 반하는 사실들을 거짓으로 여겼다. 그는 유대인을 차별해야 한다고 확신했다. 나치 선전장관 괴벨스도 마찬가지였다. 그도 히틀러의 황당한 말을 '진리'라고 생각했다. 다만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할 필요는 있었다. 진리에 약간의 기름칠을 하는 것. 괴벨스가 생각하는 '선전'의 의미였다. 그는 선전을 "거짓말이나 왜곡을 일삼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영혼에 귀를 기울이고 그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말하는 기술"이라고 했다.

미국 역사학자 페데리코 핀첼스타인은 히틀러나 괴벨스의 이러한 주장이 그들만의 궤변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보편적인 파시스트들의 '신념 체계'에 기초한 발언이라고 강조한다. 최근 번역 출간된 '파시스트 거짓말의 역사'(호밀밭)에서 그는 독일,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등 다양한 나라에서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창궐한 파시즘의 사상적 뿌리를 고찰한다.

책에 따르면 히틀러와 같은 파시스트들은 이성에 기초한 보편적 진리를 거부하고, 자신들만의 '이상한 진리'를 만들었다. 무솔리니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민주주의를 거부하라'고 촉구했다. 무솔리니는 민주주의가 신봉하는 '이성' 대신 '신화'를 끌어왔다. 그는 민족의 역사적 숙명과 영적 능력을 갖춘 지도자의 결합을 추구했다.

파시즘은 부분적으로 신화와 영웅 등을 미화한다는 점에서 19세기 낭만주의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낭만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개인의 창조성'은 철저히 부정했다. 선택적인 낭만주의였던 셈이다.

책 표지 이미지 [호밀밭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또한 그들은 거짓말하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스페인의 독재자 프랑코는 게르니카 폭격을 지시했지만, 자신은 관여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빨갱이"들이 자신에 대한 거짓말과 선동을 퍼뜨리기 위해 게르니카를 파괴했다고 말했다. 당시 자신이 집권한 정부 기록에도 있는 '사실'을 부정한 것이었다.

저자는 파시스트들이 거짓말을 자주 했지만, 이는 모두 신념에 기초한 행위였다고 말한다. 그들은 민족 신화에 바탕을 둔 진리를 토대로 올바른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맹신했다. 그들은 "극단적 국가주의, 반자유주의, 반마르크스주의"를 추구했다. 그리고 그들의 목표는 "현대적 독재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내부의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것"이었다.

저자는 나치즘을 비롯한 파시즘을 "폭력, 신화, 그리고 영원한 진리라는 환상이 결합한 가장 과격한 결과물이었다"고 말한다. 또한 파시즘이 이성을 거부하고, 인간 내면에 도사린 본능에 젖줄을 댄 굳건한 신념 체계였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철학자 아도르노의 말을 빌려 파시즘을 이렇게 정의한다.

"거짓임에도 무의식적으로 끌리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 무의식 속에서 열렬한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핵심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파시즘은 적어도 우리 안의 어딘가 숨어있을 지배의 원리를 공개적으로 선포한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는 덜 이념적이다."

장현정 옮김. 236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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