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용병그룹 수장, 사실상 쿠데타 명령…크렘린궁 "필요 조치 취해"

프리고진 "러 국방부, 후방서 용병캠프 미사일 공격…희생자 다수 발생"
"軍 쿠데타 아닌 정의를 위한 행진…군사 지도부 악행 막아야"

6일(현지시간) 바그너그룹의 최고 경영자(CEO)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 남부 그라스노다르 지역의 고랴치클류치에 마련된 바그너 용병들의 공동묘지를 방문했다.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러시아 국방부가 바그너 용병 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했다면서 사실상 쿠데타를 일으키겠다고 민간용병기업(PMC)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나섰으나 당국은 그의 주장을 부인하며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23일(현지시간) 수사 당국이 프리고진에 대한 형사 수사에 착수했다면서 프리고진의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밝혔다. 러시아 국가 반테러 위원회도 성명에서 "FSB는 무장 반란을 일으키라는 프리고진의 지시에 대한 형사 사건을 개시했다"며 "우리는 불법 행위를 즉시 중단 할 것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특별 군사 작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온 프리고진은 이날 격앙된 음성 메시지를 텔레그램에 게재, 러시아 국방부가 바그너 용병에 대한 대규모 포격을 실시했고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국방부의 지시를 받아 용병 캠프 후방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면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바그너 용병 2000구를 러시아 남부의 영안실에 숨기도록 명령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프리고진은 "바그너의 지휘관 협의회가 결정을 내렸다"며 "이 나라의 군사 지도부가 가져오는 악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바그너그룹에는 2만5000명의 전우들이 있다며 러시아인들이 합류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프리고진은 "이것은 군사 쿠데타가 아니다"라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은 "정의를 위한 행진이"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는 프리고진의 주장이 "현실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프리고진의 주장을 일축했다.

러시아 크렘링궁 역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군이 프리고진의 주장에 대해 전달받았으며,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프리고진은 같은 날 텔레그램에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가 나토와 손을 잡고 러시아를 침공할 것이라고 우리 국민들과 대통령을 속였다"면서 "세르게이 쇼이구(러시아 국방장관)는 원수가 되기 위해, 그리고 '러시아 영웅' 훈장을 받기 위해 전쟁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쇼이구가 우크라이나를 비무장화하기 위해 전쟁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그간 프리고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오히려 우크라이나 군사력 강화에 기여하는 역효과를 낳았다며 러시아에서 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