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청년 198명 해외 대학 연수…"사다리 오를 기회" 기대감
미국, 호주, 중국 등 5개 대학 3~4주 연수 예정
"생각조차 못해본 기회…살아가는 데 도움 될 것"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경기청년 사다리 프로그램'이라는 기회를 통해 저 스스로 사다리를 오르고, 제가 만든 제2·제3의 기회 사다리를 다른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치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 장지호(23)씨는 24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해외연수는 생각조차 해본 적 없었는데 미국에서 공부할 기회를 얻게 됐다. 시야를 넓히는 이번 경험이 앞으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보호시설에서 자라 사회로 나온 자립준비청년 장씨는 다음 달 10일 '경기청년 사다리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미시간대로 생애 첫 해외연수를 떠난다.
그는 "대학원에 진학하기까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많았다. 지금도 학업을 이어가면서 전액 장학금과 생활비 등을 지원받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을 비롯해 사회에서 받았던 지원을 사회적으로 도움되는 방향으로 쓰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 또한 사회적 약자라고 할 수 있는 계층에서 버티고 올라왔고, 이렇게 버텨낸 사람들이 세상에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내가 나눈 지식으로 또 다른 사람이 꿈을 찾고 기회를 찾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 "정치학과가 유명하다는데 미시간대 학생들과 교류하는 시간을 갖고 싶고, 미국 정치학 커리큘럼도 궁금하다. 또 영화에서처럼 잔디밭에 누워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도 했다.
다음 달 2일 미국 버팔로대 연수에 참여하는 지승훈(22)씨는 프로그램 신청 마감일인 지난 4월24일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했다. 마지막 날 낸 신청서로 14.4대1의 경쟁률을 뚫고 미국행 티켓을 잡았다.
이제 전역한 지 2달, 편히 쉬면서 시간을 보낼 법도 하지만 그는 '바쁜 생활'을 택했다. "고등학교 때 방황하던 시기를 보내다 군에 입대했고, 군 생활을 통해 익힌 생활 패턴을 유지하고 싶었는데 사다리 프로그램이 좋은 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지씨의 이번 연수 목표는 아직 찾지 못한 자신의 진로를 찾는 것이다.
그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는데 이번 기회에 대학에서 하는 팀 프로젝트 같은 것도 해보고, 미국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 많은 것을 하고 싶다. 또 대학생활을 해본 뒤 대학을 진학할까도 고민 중"이라고도 했다.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 김나현(22·여)씨도 버팔로대 해외연수에 참여한다. 그는 "의료관광에 관심이 많은데 한국의 의료분야를 알리고 싶은 생각에 의대로 유명한 버팔로대 해외연수를 신청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미국 해외연수라는 경험 자체가 큰 돈 드는 일이라 도전하기 어려운데 흔치 않은 기회를 잡게 됐다. 좋은 기회를 통해 꿈을 향해 조금 더 나아가고, 이 기회를 마중물 삼아 내 삶을 개척하고 싶다"라고 했다.
또 "미국을 '기회의 땅'이라고 하지 않나. '기회'를 만들러 미국에 가는 것 자체로도 기대가 되고 설렌다. 가장 기대되는 것은 '나 스스로가 얼마나 많은 변화를 만들 것인가'다. 내가 얼마나 많이 성장할지 앞으로가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취업준비생 석하엘(27·여)씨는 '취업'이라는 현실을 잠시 미루고 앞으로 살아갈 미래를 위한 '경험'을 하기로 했다.
다음 달 31일부터 4주 동안 중국 푸단대 연수에 참여할 예정인 그는 "중국어도 할 줄 모르고, 중국에 가본 적도 없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중국을 경험하고, 한국인으로서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작은 일을 실천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석씨는 "앞으로 마주할 현실에서 잠시 탈피하고, 미래를 위한 과감한 도전을 하게 됐다. 현실을 잠깐 미뤄놓고 더 넓은 곳에서 더 많은 도전을 해보고 싶다"라고 지원 동기를 설명했다.
또 "하고 싶은 일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내가 해야 할 일, 있어야 할 데가 어딘지 분명히 확인하는 터닝포인트가 되길 바란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구체적으로 잡고 싶다"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한편 '경기청년 사다리 프로그램'은 경제적 이유로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한 청년에게 해외대학 연수 기회를 제공해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다양한 진로 개척 기회에 도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사업이다.
다음 달 ▲미국 미시간대(University of Michigan-Ann Arbor) 30명 ▲미국 버팔로대(University at Buffalo) 49명 ▲미국 워싱턴대(University of Washington) 40명 ▲호주 시드니대(The University of Sydney) 30명 ▲중국 푸단대(Fudan University) 49명 등 청년 198명이 3~4주 동안 해외 연수를 떠난다.
도와 도일자리재단은 24~27일 해외 연수를 떠나는 청년을 위해 특강, 팀프로젝트, 언어·교육 등 사전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전날 사전 교육에서 청년들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더 넓은 세상에 과감하게 부딪쳐서 하고 싶은 꿈을 찾아보길 바란다. 꿈은 시행착오와 실패, 경험을 통해 찾게 될 것"이라고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iamb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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