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도서관] 내가 말썽꾼? 엄마 아빠,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완벽한 단점
후안 아리호나 지음 | 크리스티안 이나라하 그림 | 초록햇비 옮김 | 노랑꼬리별 | 32쪽 | 1만3000원
하지 말라는 것투성이다. 안 된다는 것도 많다. 어른은 대체 왜 그럴까. 재미있게 놀다 보면 신발이 벗겨질 수도 있는 건데, 아빠는 무서운 얼굴로 묻는다. “네 신발은 대체 어디 있는 거니?” 아이는 속으로 말한다. ‘글쎄요. 신발도 나처럼 하고 싶은 게 많은가 보죠.’
엄마는 목욕탕에 너무 오래 들어가 있는다며 아이를 부른다. “좀, 빨리 씻고 나오렴!” 할머니는 ‘감자튀김을 그렇게 많이 먹으면 배탈 난다’고 혀를 끌끌 찬다. 수업 시간에 물고기 말을 했다고 선생님에게, 자기 전에 ‘수퍼 돼지’만 읽어 달라고 한다고 엄마에게 핀잔을 들었다.
그러다 마침내 아이가 폭발했다. 의자를 차고, 물건을 던지고, 데굴데굴 뒹굴며 시끄럽게 울어댔다. 그런데 이게 웬일? 어질러진 집안에서 부모는 아이를 보며 어이없다는 듯 말한다. “잘~ 한다. 정말 완벽하구나.”
아이에겐 아이의 세계와 논리가 있다. 목욕 시간이 자꾸 길어지는 건 함께 놀 물고기가 생겼기 때문이다. 실은 빨간색 트랙터 장난감이지만. 감자튀김은 할머니가 많이 만들어 주셨을 뿐이다. 게다가 선생님은 왜, 반 친구들은 다 알아듣는 물고기 말을 혼자 못 알아듣고 화만 내시는 걸까.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어른 눈에 ‘말썽’이었던 아이의 행동 뒤에 어떤 이유가 있었을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는 책. 부모와 아이가 눈높이를 맞춰 바라보고, 서로의 입장이 돼 보라고 권한다. 천연덕스럽게 말썽을 피우는 아이 모습과 어쩔 줄 몰라 하는 어른 모습에 자꾸 웃음이 난다. 부모가 아이와 같이 읽는다면 아이가 ‘그때 그렇게 말썽 부린 이유’를 함께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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