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 육아 사이에서… 작가이자 엄마로서의 삶

백수진 기자 2023. 6. 24. 04: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돌고래

나의 사랑스러운 방해자

줄리 필립스 지음|박재연·박선영·김유경·김희진 옮김|돌고래|536쪽|3만3000원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도리스 레싱은 두 번의 이혼을 겪고 아이 둘을 영국의 식민지였던 로디지아(지금의 짐바브웨)에 남겨둔 채, 1949년 첫 소설 원고를 들고 런던으로 떠났다. 그는 작가 경력을 위해 아이들을 버렸다는 비난을 받았다.

SF 판타지 문학의 거장인 어슐러 르 귄은 아이가 잠들고 저녁 8시부터 자정까지 글을 썼다. 때로는 서재 문을 열어 놓고 아이들이 치고받고 싸우는 걸 보면서 “잠깐만 있어, 이 문장만 끝내자”고 중얼거렸다.

저자는 수전 손태그, 셜리 잭슨, 토니 모리슨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들의 엄마로서의 삶을 취재했다. 끝없이 창작을 방해하는 아이들을 떼어놓으면서 이들은 죄책감을 느꼈다. 문화인류학자 마거릿 미드는 시간이 늘 부족한 이유를 이렇게 표현하기도 했다. “아이가 울어서 괴로운 게 아니다. 아이가 너무 자주 웃어서 그렇다.” 사랑스러운 방해자들을 피해 시간을 확보하려는 대작가들의 고군분투가 흥미롭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