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섞어쏘기’도 요격 가능… 탄도미사일 잡는 이지스함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2023. 6. 24.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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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역 앞둔 美 ‘칼 레빈’ 승선 르포

“전 세계 어디에서도 지상전, 대잠수함전, 대공전 등 다중 임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준비돼 있습니다.”

22일(현지 시각) 미 수도 워싱턴 DC 인근 매릴랜드주 볼티모어 9번 항(港)에서 미국 최신예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인 ‘칼 M 레빈(DDG 120·9200t급)함이 취역식을 앞두고 있는 모습. /이민석 특파원

22일(현지 시각) 오전 미 수도 워싱턴 DC에서 북동쪽으로 약 65㎞ 떨어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9번 항(港). 미국 최신예 알레이 버크급 이지스 구축함인 ‘칼 M 레빈’(선체 번호 DDG-120, 9200t급)함의 켈리 크래프트 함장(중령)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2015년 세상을 뜬 전 상원의원 이름을 딴 ‘칼 레빈함’은 24일 오전 취역하고 나서 모항(母港)인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 기지로 향할 예정이다. 미 국무부는 이 군함의 취역을 이틀 앞둔 이날 외신 기자들을 초청해 선체 내부와 최신 기능을 공개했다. 칼 레빈함의 모토는 ‘전투에서 결연하게(Tenacious in the Fight)’이다.

선체에 올라선 크래프트 함장은 “새로운 임무가 나오기 전까지는 하와이 지역에서 주둔하는 임무를 당분간 맡게 될 것”이라며 “(주둔 임무는) 주요 동맹국과 파트너들에게 안전 보장을 제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한국·일본 등 동맹국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칼 레빈 군함의 훈련 및 임무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북한 도발 및 중국의 위협에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같은 규모 구축함인 라파엘 페랄타함은 지난 2월 제주 해군 기지에 입항해 한국군과 작전 협의를 했었다. 이달 초에도 같은 규모의 미국 이지스 구축함인 정훈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동안 중국 함선이 ‘초근접 접근’해 위협하는 일도 있었다. 해군 관계자는 “(이들 신예 구축함은) 미 해군 기동 전력의 주축”이라고 했다.

칼 레빈함은 최신 미사일 방어 체계인 ‘이지스 베이스라인9′을 갖춰 적의 저고도 미사일과 고고도 미사일을 동시에 요격할 수 있다. 각각 다른 여러 고도의 미사일을 발사해 방공망 파괴를 시도하는 북한의 이른바 ‘섞어 쏘기’도 막아낼 수 있다는 뜻이다.

칼 레빈함은 또한 지대공 및 대함 미사일을 발사하는 수직 발사 시스템(VLS) 96기를 보유하고 있다. 선체 내부에 들어가 가파른 계단을 10m 정도 올라가니 선수 쪽에 32기의 VLS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군함엔 RIM-66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외에도 탄도미사일 방어에 사용되는 RIM-156 지대공 미사일, RIM-161 탄도 요격 미사일 등 다양한 탄도탄 요격 무기 체계를 갖추고 있어 한반도 개전(開戰) 시 북한 미사일 억지 향상에 큰 역할을 할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마크 멜리아 주임원사는 ‘북·중 위협 등에 대응하는 임무를 맡을 가능성이 높지 않으냐’는 질문에 “어떤 위협, 상황에서도 지시에 따른 작전 수행이 준비돼 있다”고 했다.

최근 미 해군 내에선 군함 수로만 보면 중국의 해군 규모가 미국을 뛰어넘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미군 당국은 미 해군 군함이 300척 미만, 중국 340척이 넘는다고 파악하고 있다. 앞으로 미·중 간 해군 규모 격차는 더 커질 전망이다. CNN은 최근 “한일에서 건조한 군함을 미국이 사들이는 방법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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