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수십억불 구매, 전투기 공동 생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2일(현지 시각)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 협력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또 인도는 미국과 수십억 달러 규모 드론(무인기) 구매 및 전투기 공동 생산 계약을 체결하면서 양국은 국방 분야에서 더 밀착하게 됐다. 양측은 미국 군함이 인도·태평양 해역에서 임무 수행 중 필요 시 인도 조선소에서 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해상 협력 협정도 맺었다.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은 모디의 고향인 구자라트주에 27억달러(약 3조5232억원)의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이날 정상회담 뒤 발표된 공동 성명에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현상을 무력으로 바꾸려는 일방적 행동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표현이 담겼다. 이는 미국이 그간 중국의 대만 위협 등에 대해 반발하면서 써왔던 문구다. 뉴욕타임스는 “인도가 ‘대중 견제’에 합류하도록 하기 위해 공을 들였던 미국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상회담 이후 진행된 공동기자회견에서는 비판적인 질문도 나왔다. 모디는 ‘인도 내 이슬람교도 등 소수자 권리를 개선하고 언론 자유 옹호를 위해 조처를 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카스트 제도(신분제), 신념, 종교, 성별과 관련해 내 정부에선 어떤 차별의 여지도 없다”고 했다.
이처럼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와 급속도로 밀착하는 것과 관련해 민주당 일각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인권’을 고리로 중국을 압박해 왔던 바이든 행정부가 인도에는 유독 관대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것이다. 모디 총리는 이날 오후엔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연방 상·하원 합동 연설도 진행했지만, 민주당 소속 일한 오마르 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 의원 등 당내 강성 진보 성향 의원들은 그의 연설을 보이콧했다.
한편 이날 국빈 만찬에서 모디 총리는 건배사 도중 “여러분의 환대가 손님들을 감동시켜 노래를 부르게 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노래에 재능이 있었다면 여러분 모두 앞에서 노래를 불렀을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 방미 때 백악관 만찬에서 애창곡 ‘아메리칸 파이’를 불러 박수갈채를 받았던 것을 언급한 것이다.
이날 만찬은 구운 옥수수 샐러드, 구운 버섯, 사프란이 들어간 크림 리조토 등 채식으로만 구성돼 눈길을 끌었다. 엄격한 채식주의자인 모디의 취향을 배려한 것이다. 미 공영방송 NPR은 “평소 고기가 주인공인 여느 국빈 만찬과 달리 이번 만찬에선 ‘버섯’이 스타 메뉴가 됐다”고 했다. 국빈 만찬 준비를 총괄한 질 바이든 여사는 “(채식을 원치 않는) 일부 손님에 한해서만 메인 메뉴에 농어를 추가할 수 있는 선택권을 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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