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자유주의의 빈곤 탓에 민주주의 후퇴”

조종엽 기자 2023. 6. 2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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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미국을 따돌리고 21세기 세계질서를 주도하게 될까?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장인 저자는 '팍스 아메리카나'가 계속될 것이라고 본다.

성공한 중국인들은 여전히 미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미국 역시 패권주의나 제국주의적 DNA를 갖고 있지만 옛 소련이나 중국보다는 세련된 제국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나 '안미경중(安美經中)' 같은 줄타기 전략은 시효가 지났다는 게 저자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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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모험/신기욱 지음/288쪽·1만8000원·인물과사상사
중국은 미국을 따돌리고 21세기 세계질서를 주도하게 될까?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장인 저자는 ‘팍스 아메리카나’가 계속될 것이라고 본다. 정치·사회학적 요인 때문이다. 중국은 내부적으로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와 소수민족 문제, 인권 문제 등을 안고 있다. 창조나 혁신을 이끌지도, 다른 나라의 롤 모델이 되지도 못하고 있다. 성공한 중국인들은 여전히 미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미국 역시 패권주의나 제국주의적 DNA를 갖고 있지만 옛 소련이나 중국보다는 세련된 제국을 운영하고 있다. 위선적이라는 비판을 받아도 고대 로마제국이나 대영제국보다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나 ‘안미경중(安美經中)’ 같은 줄타기 전략은 시효가 지났다는 게 저자의 의견이다.

저자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우려한다. 미국 민주주의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을 거치며 퇴보했듯이 우리 민주주의 역시 문재인 정권을 거치며 후퇴했다고 본다. 정치가 진영 논리에 따른 선과 악의 진흙탕 싸움터로 추락했다는 것이다. 이는 자유주의의 빈곤과 포퓰리즘화 탓이다.

지난해 봄부터 올봄까지 ‘신동아’에 연재한 글을 토대로 ‘민주주의와 리더십’, ‘자유주의와 안보’, ‘다양성과 혁신’, ‘문화와 미래’ 등으로 나눠 민주주의의 의미와 전망을 탐구했다. 부제 ‘대립과 분열의 시대를 건너는 법’.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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