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끝나도…공기 안 좋은 날엔 마스크 쓰세요
초미세먼지·오존 장기 노출 때
심혈관·뇌혈관질환 발생 증가
한국서 연 1만7000명 사망 초래
대기오염으로 매년 약 670만명이 조기에 사망한다고 한다. 코로나19 유행이 끝나고 엔데믹 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의료계가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라고 조언하는 이유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세계 인구의 99%가 대기질 지침 수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지역에 살고 있다. ‘글로벌 대기상태(State of Global Air) 2019’ 보고서도 2017년 기준 한국에서 대기오염이 원인이 돼 사망한 사람은 1만7000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했다. 그중 90% 이상은 해로운 초미세먼지(PM2.5)가 원인이었다.
대기오염은 호흡기질환뿐 아니라 심혈관 및 뇌혈관질환의 발생을 증가시키고 이로 인한 사망 위험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호연 중앙대병원 심장혈관·부정맥센터 순환기내과 교수가 최근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대기오염과 심혈관질환 건강’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대기오염의 영향으로 사망한 특정 질환자 비율은 만성폐쇄성폐질환(40%)과 하기도 감염(30%)에 이어 뇌졸중(26%)과 당뇨병(20%), 허혈성 심장질환(20%)이 뒤를 이었다. 원 교수는 “특히 초미세먼지와 오존에 장기간 노출됐을 때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체가 흡입한 초미세먼지는 폐 조직 내부에 깊숙이 침전해 염증을 발생시킬 뿐 아니라, 직접 혈관에도 작용해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높인다. 또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해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키는 것도 심혈관계에 악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혈전 발생까지 늘릴 수 있다.
다른 연구에서도 대기오염 물질이 심혈관질환을 증가시키는 경향은 여러 차례 확인됐다. 34건의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초미세먼지에 최대 7일까지 단기간 노출되면 초미세먼지 10㎍/㎥당 급성심근경색 상대 위험이 2.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부전, 고혈압, 심방세동 등의 질환 역시 미세먼지 노출이 많을수록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원 교수는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며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었지만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대기오염이 심한 날에는 실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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