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함께] 지금은 대체 어떤 세계인가 外
우리가 나아가야 할 세계상
대문호들이 사랑한 식물의 가치
식민주의 그늘과 현재 담은 소설
소설로 만나는 한국전쟁의 아픔
「지금은 대체 어떤 세계인가」
주디스 버틀러 지음|창비 펴냄
소수자 차별과 폭력을 비판해온 철학자 주디 버틀러가 이번엔 '현상학'의 관점에서 세계를 진단한다. 코로나19는 개발도상국‧유색인종‧저소득층 등 취약집단을 가장 먼저 공격했다. 그 과정에서 자본과 권력의 민낯이 드러났다. 저자는 "세계의 불공정성과 정치권력의 폭력성이 팬데믹을 통해 가시화했다"고 꼬집는다. 팬데믹이 촉발한 비극을 되짚어 봄으로써 우리가 나아가야 할 세계상을 모색한다.
「식물적 낙관」
김금희 지음|문학동네 펴냄
버지니아 울프, 헤르만 헤세 등 대문호들은 '식물'이라는 존재를 찬미했다. 그렇다면 소설가 김금희가 식물을 사랑하게 된 이유는 뭘까. 김금희 작가의 두번째 산문집 「식물적 낙관」은 연약하면서도 강인한 식물을 통한 깨달음의 기록이다. 아울러 식물을 매개로 만난 다정한 사람들과 만들어낸 환희의 순간을 기록한다. 식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풍경과 그 풍경의 변화에 따른 마음의 굴곡을 아름답게 그렸다.
「지구학교 1교시 경제학 수업」
잉그리드 세튀메르 지음|푸른숲주니어 펴냄
대부분의 청소년 경제서는 '보이지 않는 손'이나 '시장 경제'로 시작한다. 파악하기 어려운 경제 개념 대신 우리가 누리는 경제생활의 기본 원리를 파악하는 데 집중한다. 이 책은 다르다. 이미 우리가 누리고 있지만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경제의 민낯'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현재 세계가 어떤 모습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앞으로도 이대로 살아가도 괜찮은지 청소년 독자들에게 반문한다.
「헌신자」
비엣 타인 응우옌 지음 | 민음사 펴냄
첫 소설 「동조자」로 미국을 대표하는 문학상인 퓰리처상을 수상한 베트남계 미국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이 신작 「헌신자」를 출간했다. 전작인 「동조자」는 현재 박찬욱 감독이 HBO 드라마로 제작하고 있다. 「동조자」가 베트남전과 냉전의 이념적 갈등 상황을 그렸다면, 후속작인 「헌신자」는 미국이 침략하기 전인 1858년부터 프랑스의 지배를 받은 베트남을 배경으로 식민주의의 그늘과 현재를 담았다.
「용의 만화경」
김유정 지음 | 황금가지 펴냄
이 책은 대하 판타지 「영혼의 물고기」로 2000년 제1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김유정의 소설집이다. 마법이 존재하는 중세에서 우주 개척 시대에 이르기까지 판타지와 SF를 넘나드는 작가의 폭넓은 세계를 보여 주는 10편의 중단편이 담겨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초기 사이에 쓰인 수록작들은 시대상을 반영하듯 대체로 어떤 시기의 마지막 풍경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굿」
전상국 지음 | 문학과지성사 펴냄
전상국 작가가 열두번째 소설집 「굿」을 출간했다. 올해는 그가 작가가 된 지 60년이 된 해다. 전상국 작가가 12년 만에 낸 책인 「굿」은 67년 전 한국전쟁 당시 생존자의 아픔을 그린다. 67년 만에 죽은 이가 살아서 돌아왔다고 믿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아직도 한국전쟁의 아픔이 우리 곁에 있음을 확인하게 한다.
「람풍」
최성수 지음 | 도서출판 b 펴냄
람풍은 최성수 시인의 이웃이자 친구인 베트남 여성의 이름이다. 강원도로 시집 와서 다문화 가정을 이루고 사는 그의 이야기는 시가 돼 돌아왔다. 시인은 람풍을 자신의 뮤즈였다고 말한다. 그의 낙천성과 베트남 문화가 어떻게 한국 사회에 녹아들었는지 최성수 시인의 예민한 시어로 그려낸다.
이지원·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책 제공=문학전문지 뉴스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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