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기자본 봉 될라 "엘리엇에 강경 대응을"
유사한 소송 이어질 수도"
법무부, 불복 절차도 검토
◆ 엘리엇 후폭풍 ◆
엘리엇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판정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에 취소소송을 제기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취소소송을 결정할 경우 우리 정부는 다음달 17일 이전까지 법정 중재지인 영국 법원에 중재판정 취소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 ISD가 다수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정부가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 투기자본이 한국을 손쉬운 먹잇감으로 여기지 않도록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3일 법무부는 ISD 판정과 관련해 "국민 세금이 불필요하게 지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 대리 로펌 및 전문가들과 함께 판정 내용을 면밀히 분석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중재 당사자는 관할 흠결, 절차의 심각한 일탈, 법리 오해 등을 이유로 중재판정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PCA는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했다며 7억7000만달러(약 1조64억원)를 배상하라고 엘리엇이 제기한 ISD에 대해 7%인 5358만달러(약 700억원)를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지연이자와 소송비용까지 더하면 우리 정부가 엘리엇 측에 지급해야 할 돈은 1300억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와 경제계에서는 우리 정부를 상대로 제기된 ISD 사건이 다수 남아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패소 선례가 쌓이지 않도록 엘리엇 사건에 대해 적극적인 강공책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자칫 한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의 '봉'으로 인식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ISD 패소 선례가 생기면 앞으로 계속해서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며 "엘리엇 사건은 불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엘리엇 측은 판정 직후 입장문을 통해 국가 수반인 윤석열 대통령까지 언급하며 판정 이행을 촉구하거나 한국을 부패한 국가로 묘사하는 등 오만한 태도를 보였다. 투기자본이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단적으로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윤식 기자 /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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