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왕조 후손 거주 봉화군에 '베트남 마을' 만든다
이씨 성 하사받고 집단거주
2027년까지 사업비 2천억 투입
◆ 한·베트남 정상회담 ◆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교류 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경상북도 봉화군이 봉성면 창평리 일원에 국내 최초로 '베트남 마을'을 조성한다. 800여 년 전 베트남 '리 왕조'의 왕족 출신으로 고려에 귀화한 이용상(1174~?)이 고려 조정으로부터 화산(花山) 이씨 성을 하사받고 한반도에 정착한 후 그 후손 14명이 지금도 이 마을에서 집성촌을 이루며 살고 있다. 리 왕조(1009~1226)는 중국의 속국에서 벗어난 베트남 최초의 독립 왕조다.
23일 봉화군에 따르면 베트남 마을 조성 사업은 창평리 일원 11만8000㎡ 용지에 2027년까지 사업비 2000억원이 투입된다. 국비 1890억원을 확보하고 나머지는 도비와 군비로 충당할 예정이다. 사업은 역사지구, 문화교육지구, 휴양지구, 교류의 길 등 네 가지 테마로 구성된다. 역사지구에는 충효당 유적지와 베트남 역사관, 리 태조 동상 등을 건립한다.
충효당(경북도 문화재자료 제466호)은 이용상의 13세손인 이장발(1574~1592)이 임진왜란 당시 문경새재에서 왜군과 싸우다가 전사하자 조선 조정이 그의 충효 정신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
문화교육지구에는 베트남 문화원·공연장·다문화국제학교 등을 건립하고, 휴양지구에는 게스트하우스 등을 조성한다. 교류의 길은 수변정원 조성 등을 구상하고 있다. 이시창 화산 이씨 봉화군 종친회 회장은 "창평리에는 충효당을 비롯해 유허비(선인들을 기리기 위해 세운 비), 재실 등 국내에서 유일한 베트남 왕조 후손들의 유적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봉화군은 베트남 마을 조성이 양국 간 역사적 인연을 되새기는 폭넓은 교류의 장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구 1억명에 육박하는 베트남은 평균 연령이 32세에 불과하고 높은 경제성장률로 인해 국내 관광객도 급증하고 있다. 올해 1~4월 국내 외국인 관광객 현황에 따르면 베트남 관광객은 코로나19 방역이 완화되면서 12만6018명에 달해 전년 같은 기간(1만6457명)보다 무려 7배가량 늘었다.
봉화군은 베트남 마을 조성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기 위해 조만간 용역을 발주하고 올 하반기부터 국비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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