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버티기' 무산 … 정부, 방통위 정상화에 탄력
면직처분 집행정지신청 기각
與 "방송농단에 엄중 경고"
野 "노골적인 언론 탄압"
위원장 후보에 이동관 유력
尹대통령 이달중 지명할 듯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사진)이 면직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제기했던 집행정지 신청이 23일 기각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강동혁)는 23일 한 전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 낸 '면직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재가한 한 전 위원장에 대한 면직 처분이 유효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면직 처분으로 잔여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직무 수행의 기회가 박탈되는, 신청인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기는 한다"면서도 "종편 재승인 심사 업무 등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그 소속 직원을 지휘·감독할 직무상 권한과 책임이 있는 신청인(한 전 위원장)이 (방통위의 TV조선 재승인 과정에서) 위법·부당한 상황을 알면서도 이를 묵인하고 사실상 승인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한 전 위원장은 2020년 3월 11일 TV조선 반대 활동을 해온 시민단체 인사를 심사위원으로 선임하고, 다음달 TV조선 평가 점수가 조작된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혐의로 지난달 2일 불구속 기소됐다.
법원이 한 전 위원장의 면직 처분을 인정함에 따라 윤 대통령은 조만간 신임 방통위원장 후보자를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베트남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직후 또는 늦어도 이달 말에는 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이 신임 방통위원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지명이 6월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신임 방통위원장이 청문회 등을 거쳐 8월 초 임기를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에 대한 면직이 유효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오자 여야는 서로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
국민의힘은 한 전 위원장에 대해 논평을 통해 "마치 자신이 정의의 사도인 양, 방송 독립을 위한 투사인 양 방통위원장직을 붙잡고 피해자 코스프레를 했다"며 "법원의 엄정한 판단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한 전 위원장은) 불편부당을 기반으로 공정성을 가져야 할 언론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이를 통해 권력에 굴종시키려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언론자유특별위원회는 "방통위를 정상화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마저 사라져버렸다"며 "그렇다고 해서 윤석열 정권이 노골적으로 벌여온 언론 탄압 사실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TBS의 돈줄을 마르게 해 듣기 싫은 방송을 폐지하도록 하는 등 언론을 정권의 나팔수쯤으로 만들려는 저의 또한 사라지지 않았다"며 "윤석열 정권의 언론 장악 시도를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전형민 기자 / 박인혜 기자 /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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