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삼계동 백병원 부지 매입 부동산개발업체 두고 '실체' 논란

이현동 기자 2023. 6. 2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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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진 대표 "페이퍼 컴퍼니…특혜 행정 의혹"
업체측 “김해에 사무실 두고 정상 운영 중”
박영진 대표가 김해 삼계동의 종합의료시설 부지를 소유한 부동산 개발업체의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스1 이현동 기자

(김해=뉴스1) 이현동 기자 = 경남 김해시의 한 시민 단체가 삼계동 종합의료시설 부지를 인제학원으로부터 사들인 부동산 개발업체의 실체를 두고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이 업체가 “정상적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미래약속포럼 박영진 공동대표는 지난 22일 오전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이 부지를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해 자체 조사한 결과를 밝혔다.

박 대표는 “이 업체의 실체를 조사해본 결과, 등기부등본상 등재된 서울 본점 소재지에 사무실과 우편함, 대표이사가 존재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또 같은 주소에 다른 회사가 등기된 기록도 발견했다”며 “법인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페이퍼컴퍼니인 것으로 보인다. 김해시는 이 업체가 어떤 목적으로 토지를 매입했는지, 누가 이익을 보는지 등을 철저히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이 부지를 둘러싸고 김해시의 ‘특혜행정’ 의혹과 비판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며 “실체가 없는 특정 개발업체의 개발이익을 위해 공동주택용지로의 변경이 이뤄진다면 시는 비리·특혜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종합의료시설 용도로 계획된 이 땅은 지난 1996년부터 인제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인제학원이 소유하고 있었는데 2021년 서울의 부동산 개발업체(A법인)가 385억 원에 매입했다.

이 업체는 해당 부지에 병원이 아닌 아파트를 짓고자 지난해 6월과 11월에 걸쳐 김해시에 공동주택용지로의 용도변경을 신청했다. 이와 함께 공동주택 건립으로 발생하는 ‘땅값 상승분’ 전액을 북부동에 공공기여 하겠다는 개발이익 환수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의혹이 제기된 해당 주소는 대표자 지인이 소유한 건물에 있다. 별도로 다른 투자 사업을 하려 지난 2010년 설립한 법인”이라며 “현재는 백병원 부지 사업을 위해 신규 법인을 세워 김해 삼계동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실체가 없는 회사가 아니고 정상적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부지 용도변경 결정권은 김해시장에게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이에 대해 명확하게 입장이나 결론 등이 나지 않은 상태다. 대학교수·시의원 등 전문가 21명으로 구성된 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는 오는 27일 개발업체의 용도변경 요청 관련 서류를 심의·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시에 따르면 이날 심의 결과에 법적 효력은 없다.

박 대표는 “이 부지가 공동주택용지로 변경된다면 동아학숙(동아대학교 법인)이 부속병원 설립을 목적으로 장유택지개발지구에 매입한 땅과 관련해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정 개발업체의 이익을 위해 이 땅이 사용돼선 안 된다. 꼭 대규모 종합의료시설이 아니더라도 시는 김해시민을 위한 공공개발 방안을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법인의 실체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등기부등본상 법인이 등록돼 있는 것은 사실이고 지구단위 계획변경을 요청한 주체가 법인 소유자 본인인 것도 맞다”며 “이에 대해 김해시가 서울 주소지에 사무실이 있는지 없는지 등 실체까지 확인해야 할 명분은 없다. 다만 용도변경 건을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는 점은 참고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또 인제대 관계자 역시 “매각 공고를 올리고 5곳이 경쟁입찰을 했었다. 학교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빨리 땅을 팔아야 했기 때문에 병원을 지을 능력보다는 매입 의사, 입찰 가격을 봤다”며 “그래서 A법인이 최고가로 낙찰을 받게 된 것이다. 페이퍼컴퍼니라는 등의 의혹에 대해서는 당시 A법인이 필요한 서류를 완벽히 다 갖췄고 마감 기한도 잘 지켜 결격사유가 전혀 없었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 이 회사에 어떠한 의혹을 가질만한 이유가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lh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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