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세청 내부고발자 "법무부가 바이든 차남 사건 처리 '외압'"
공화, 폭로 녹취록 공개하며 쟁점화…민주 "공개 적기 아냐" 반발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탈세 혐의 등으로 기소된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에 대한 미국 국세청(IRS)의 조사를 법무부가 방해했다는 내부 고발자의 폭로가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국세청 조사관인 게리 섀플리는 지난달 미 하원 세입위원회에 출석해 법무부가 헌터의 기소를 막았다고 증언했다.
2018년부터 탈세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아온 헌터 바이든은 최근 기소됐으며 앞으로 법정에 출석하게 된다.
섀플리는 지난 4월 내부고발자 신변 보호를 요청했고, 지난달 26일 하원 세입위원회에서 비공개로 면담을 진행했다. 공화당의 제이슨 스미스 의원(미주리)이 위원장을 맡은 세입위원회는 이날 면담 녹취록을 공개했다.
스미스 위원장은 "내부 고발자들은 바이든 법무부가 아들 헌터 바이든을 보호하기 위해 그의 탈세 혐의 수사를 지연시키고 거부했으며 비밀을 누설하면서 어떻게 개입했는지를 설명한다"고 말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하원 위원회에서 섀플리는 자신과 다른 국세청 조사관들이 이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을 인터뷰하거나 수색 영장을 발부하려고 할 때 직면했던 여러 장애물에 대해 설명했다.
그 예로 새플리는 헌터의 탈세 수사를 시작한 댈라웨어주 연방 검사 데이비드 와이스가 법무부에 자신을 특별검사로 임명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거부됐다고 주장했다.
와이스 검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임명한 인물이다.
섀플리는 작년 10월 7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검찰 사무실에서 있었던 회의에서 와이스 검사가 자신이 헌터를 "기소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관계자가 아니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섀플리에 따르면 와이스 검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한 매슈 그레이브스 워싱턴 DC 연방 검사가 자신이 델라웨어에서 헌터를 기소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회의에는 와이스를 포함한 검사들과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들, 국세청 조사관들이 참석했는데 섀플리는 "참석한 모든 사람이 충격받은 것 같았다"며 "논쟁이 벌어졌고 회의가 어색하게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관할권이 있는 캘리포니아주도 헌터의 기소를 거부한 것으로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주장과 관련해 미 법무부는 "와이스 검사는 이 사안에 대해 자신이 적절하다고 여기는 장소, 시간, 기소 여부 등을 결정하는, 완전한 권한을 갖고 있다"며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의 과거 발언을 반복했다.
와이스 검사 측은 코멘트를 거부했으나 이달 초 하원 법사위원장인 짐 조던 의원(공화당, 오하이오)에게 보낸 서면 답변서를 통해 법무부 장관이 자신에게 "이 사안에 관해 기소 여부와 시기, 관할청 등을 결정하고 기소의 완전성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결정을 내릴 최종적인 권한을 부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섀플리는 하원 의원들에게 헌터 바이든에 대한 조사의 코드명은 '스포츠맨'이었고, "해외에 기반을 둔 아마추어 음란물 플랫폼에 대한 국세청의 조사에서 뻗어져 나왔다"고 말했다.
또 섀플리는 헌터 바이든이 지난 2017년 7월 30일 당시 부통령이었던 아버지를 들먹이며 사업 파트너에게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당시 헌터 바이든은 헨리 자오라는 젊은 사업가에게 "나는 아버지와 함께 여기 앉아서 왜 약속이 이행되지 않았는지 알고 싶다. 내가 더 늦기 전에 지금 이를 해결하고 싶어 한다고 책임자에게 말하라. 지금이라는 것은 오늘 밤을 뜻한다"라는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문자 내용은 "그리고 Z, 만약 내가 회장이나 당신이 아닌 이 일에 연관된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화나 문자를 받는다면 내 옆에 앉아있는 사람과 그가 아는 모든 사람과 내 능력을 동원, 내 지시를 따르지 않은 데 대해 영원히 후회하도록 만들 것"이라며 "나는 우리 아버지와 함께 앉아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 등으로 이어졌다.
이 문자에 언급된 약속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이야기하는지는 불분명하다고 WP는 전했다. 헌터 바이든의 변호인단 대변인은 즉각 코멘트하지 않았다.
이 밖에도 섀플리는 헌터 바이든을 '탈세 교과서'라고 표현했다.
그는 헌터가 "그의 여자친구 중 한명에게 2만5천달러를 보냈는데 여기에는 '골프 회원권'이라고 적혀있었다. 그 돈을 추적해보니 로스앤젤레스(LA)의 한 섹스 클럽 회원권이었다"며 "매춘부들이 많았고 (헌터가) 매춘부들에게 돈을 지불하거나 그들에게 비행기표를 끊어준 내용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 비용을 사업 비용으로 처리했다는 것이 새플리의 주장이다.
민주당은 섀플리의 폭로 내용 공개를 비판하고 나섰다.
하원 세입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리처드 닐(매사추세츠) 의원은 "내부고발자의 주장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만, 아직 공개하기에 적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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