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현수막 규제 조례가 '위법?'…행안부 소송에 인천시 '위헌' 맞불

정당현수막.(뉴스1DB)

(인천=뉴스1) 강남주 기자 = 행정안전부가 지자체 최초로 ‘정당현수막 규제’를 담은 인천시 조례에 대해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조례가 법률의 위임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인데, 인천시는 오히려 법률이 헌법을 위배한 것이라는 논거를 들어 맞설 태세다.

23일 인천시에 따르면 행안부는 최근 대법원에 ‘인천시 옥외광고물 조례’(이하 조례) 의결무효확인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피고는 조례를 의결한 인천시의회다.

인천시의회는 앞서 정당현수막을 규제하는 내용의 ‘옥외광고물 조례개정안’을 의결했고 지난 8일부터 시행됐다.

조례는 그동안 별도의 신고나 허가가 필요 없고 크기, 형태, 장소 제한도 없었던 정당현수막을 지정된 장소에만 게시하고 그 개수를 국회의원 선거구별 4개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인천시는 정당현수막이 도시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소상공인의 영업을 방해하고 안전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민원이 발생하자 이같이 조례를 개정했고 인천시의회 의결을 거쳤다.

정치권과 행안부가 조례가 위법하다고 의견을 냈지만 인천시는 조례 시행을 강행했고 결국 소송으로 비화했다.

행안부는 상위법인 ‘옥외광고물법’에서 허용한 사항을 별도의 위임 없이 규제해 위법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천시 입장은 다르다.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평등권을 옥외광고물법이 위배해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일반 시민과 정당에 속해 있지 않는 정치인 등은 현수막을 걸 때 크기, 형태, 장소 등의 제한을 받는데 정당 소속 정치인에게만 규제하지 않아 평등하지 않다는 논리다. 또 환경권, 행복추구권도 침해받고 있다고 본다.

인천시와 인천시의회는 행안부와의 소송에서 이같은 논거를 주장하며 법원에 위헌심판제청 신청할 예정이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최근 시도지사협의회에 참석해 “정당현수막의 특권이 헌법에 위배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inam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