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킬러 문항’ 사례 공개에 이목 집중··· 정답률 크게 낮은 문제 없어 논란 불가피
어떤 문제 지목하든 논란 피할 수 없어
교육부가 오는 26일 지난 3년간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지난 6월 모의평가 국어·수학·영어 문제 중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이른바 ‘킬러 문항’을 분석해 공개하기로 했다. 어느 때보다 수능의 양상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교육 당국이 처음으로 수능에 출제하지 않을 초고난도 문항의 기준과 예시를 공개하는 것이라 수험생과 학부모가 주시하고 있다.
우선 지난 6월 모의평가(모평)에서 교육부가 어떤 문항을 지목할지 이목이 쏠린다. 앞서 6월 모평이 치러진 뒤 정답률이 예년보다 낮았거나 풀이가 복잡했던 문제는 없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23일 EBS 인터넷 강의 사이트인 EBSi에서 수험생 9만1000여명이 6월 모의평가를 가채점한 결과를 보면 국어 영역에서 가장 난도가 높았던 문제는 인지와 지각에 대한 주제통합형 지문이 출제된 14번 문항이다. 정답률은 36.4%였다. 메가스터디교육은 6월 모의평가 분석에서 이 문제를 고난도 문항으로 꼽으며 “첫 제시문에 제시된 문장의 의미와 두 번째 제시문의 관점을 모두 이해해야 해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정답률이 낮았던 문제는 조지훈의 <맹세>와 오규원의 <봄>이라는 시를 감상한 내용을 고르라는 33번 문항(정답율 36.8%)이었다. 화학 반응과 촉매에 관해 설명하는 과학 지문이 출제된 9번 문항(40.2%)의 정답률이 그다음으로 낮았다.
이 문항에 활용된 지문들은 모두 EBS와 연계 출제돼 수험생들에게 익숙했다. 정답률도 예년 수능에 비해 낮지 않은 편이었다. 이들 문항의 정답률은 지난해 수능에서 가장 어려웠던 17번 문항의 정답률(15.1%)보다는 훨씬 높다.
수학에서는 공통과목의 마지막 주관식 문제인 22번 문항의 정답률이 2.9%로 가장 낮았다. 이 문제는 미분을 활용해 삼차함수의 그래프 개형을 파악하고 두 점을 지나는 직선의 기울기를 구할 수 있는지 물었다. 지수함수와 로그함수의 그래프 개형을 파악해 명제의 참·거짓을 판단해야 하는 공통과목 주관식 21번 문항 역시 정답률이 10%로 낮았다. 두 문제 모두 예년 고난도 문항에 비해서는 어렵지 않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수학영역에는 ‘찍기’가 불가능한 주관식 문제가 있어서 초고난도 문항의 정답률이 1%대가 나올 때도 있다.
이 때문에 교육부가 어떤 문제를 킬러 문항으로 지목하든 논란은 피할 수 없다. 교육부는 지난 3년간의 수능에서도 킬러 문항을 가려내 공개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19년부터 개별 문항이 교육과정 내 어떤 성취기준들을 반영하고 있는지 매년 공개해 왔다. 교육부도 수능 문항은 모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했다는 주장을 고수해 왔다.
교육부가 교육과정 내에서 낸 문제라 하더라도 지나치게 많은 성취기준을 적용해 난도를 높인 문제를 킬러 문항으로 지목할 수도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예를 들어 수학의 경우 확률·순열·함수 등 여러 가지를 결합해 꼬아서 출제할 경우 각각의 성취기준은 있더라도 실제로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치기는 쉽지 않다”며 “이처럼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초고난도 문항을 분석해 공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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