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워서" 의붓딸 성폭행한 50대, 2심도 `징역 10년`

연합뉴스 제공

초등학생인 의붓딸을 성폭행한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구형 받았다. 50대 남성은 의붓딸이 성인이 돼 사과를 요구하자 "귀여워서 그랬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송석봉 재판장)는 23일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된 A(57)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과 동일한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20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등 관련기관 취업제한 10년을 명령했다.

A씨는 2008년 의붓딸 B씨가 초등학교 시절부터 수차례 추행하고 성폭력한 혐의로 구속됐다. A씨는 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의 친모와 재혼해 한 집에 살면서 아내가 잠들거나 외출 등을 틈 타 범행을 저질렀다. A씨의 성폭력은 B씨의 친모가 사망할 때가 계속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성인이 된 후 A씨에게 과거의 일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지만 "귀여워서 그랬다"는 말을 듣고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가 고소하자 A씨는 잘못을 인정한 듯 했지만, 수사가 시작되자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B씨는 재판과정에서 "15년 간 지옥에서 살았고 앞으로도 그곳에서 살 것 같다. 나는 당신(A씨)을 살인하지 않았고, 사과할 기회도 줬다"는 내용의 편지를 재판부에 보냈다.

1심 재판부는 "가장 안전하고 편안한 안식처가 돼야 할 가정이 의붓딸 B씨에겐 위협적이고 힘겹게 싸워 생존해야 할 범죄장소가 됐다"고 중형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B씨의 진술이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을 만큼 상세하고 금전 보상이 아닌 사과를 요구한 점을 고려했다"며 "피고인 A씨와 통화한 내용이 B씨 진술과 일치하는 점을 볼 때 A씨의 변명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항소를 기각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