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의회 근처에 러 대사관 신축 금지…러, 임시 건물로 버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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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정부가 보안상의 이유로 러시아가 국회의사당 근처에 새 대사관을 짓지 못하도록 하자 러시아가 대사관 부지에 임시 건물을 가져다 놓고 버티기에 들어갔다.
앨버니지 총리가 언급한 '풀밭 추위 속에 있는 사내'는 캔버라에 있는 새 러시아 대사관 부지에 이동식 건물을 가져다 놓고 머무르고 있는 러시아 외교관을 겨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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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호주 정부가 보안상의 이유로 러시아가 국회의사당 근처에 새 대사관을 짓지 못하도록 하자 러시아가 대사관 부지에 임시 건물을 가져다 놓고 버티기에 들어갔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호주는 우리의 가치를 옹호하고 국가 안보를 옹호할 것"이라며 "캔버라의 풀밭에서 추위 속에 있는 사내(bloke)는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앨버니지 총리가 언급한 '풀밭 추위 속에 있는 사내'는 캔버라에 있는 새 러시아 대사관 부지에 이동식 건물을 가져다 놓고 머무르고 있는 러시아 외교관을 겨냥한 것이다.
앞서 호주 정부는 지난 15일 러시아 대사관 임대를 종료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해당 부지가 국회의사당과 바로 인접해 있으며, 러시아가 이를 임대하는 것은 명백한 안보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러시아 측에서는 호주 고등법원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클레어 오닐 호주 내무장관은 "러시아연방은 고등법원에 법적 절차를 시작하겠다는 의사를 영연방에 알렸다"며 "이 절차에서 그들은 헌법에 근거한 법안의 유효성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의 항의는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이는 러시아 각본의 일부"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지난 2008년 캔버라의 '대사관 마을'이라고 불리는 야랄룸라 지역에 새 대사관을 짓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후 건설 과정에서 갈등이 생겼다.
캔버라 지방 당국은 2011년 계약 체결 이후 3년이 지나도록 건물이 지어지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임대를 취소했다.
대사관 임대를 관장하는 호주 국가수도청(NCA)은 "계속 진행 중인 미완성 공사가 외교 공관을 위해 확보한 지역의 전체적인 미관과 중요성, 존엄성을 떨어뜨린다"고 설명했지만, 호주 측에서는 러시아 정보기관 요원들이 대사관 건설 과정에 위장 투입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호주 측에서는 지난해 8월 얄라룸라 부지를 떠나라는 퇴거 명령을 내렸고, 법안까지 마련하며 러시아의 대사관 건설을 막아섰다.
러시아는 2008년 계약 체결 이후 건설 작업 및 관련 활동에 이미 820만 달러(약 107억원)를 지출한 상태라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호주가 임대를 취소하며 '러시아 공포증 히스테리(Russophobic hysteria)'에 관여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상호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지난 21일 호주인 48명이 러시아에 입국하는 것을 금지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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