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절차 하자"…가혹행위 혐의 해군, 정직처분 취소소송 승소

(대구=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 대구지법 행정2부(신헌석 부장판사)는 품위유지의무 등을 위반해 정직 처분을 받은 해군 상사 A씨가 해군 제1해병사단장을 상대로 낸 '정직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23일 밝혔다.

대구지법 법정 [연합뉴스 자료 사진]

A씨는 해군 해병대사령부 모 부대에서 근무하던 2019년 7월 참모사무실에서 점심으로 나온 훈제 계란을 입에 넣었다 뺀 뒤 B 상사에게 억지로 먹게 하는 등 3명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 등으로 2021년 9월 2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

그는 C 중사에게 태도가 불량하다며 "내 밑으로 부사관 다 집합시켜 애들한테 뭐라 해줄까"라고 하는 등 협박하거나, 브리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수가 보는 앞에서 B 상사에게 고함을 지르며 모욕한 혐의도 받았다.

A씨는 정직 처분에 불복해 해병대사령관에게 항고했으나 기각됐다. 또 가혹행위 등으로 제1해병사단 보통군사법원에서 벌금 6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그는 징계사유 인정 여부와 징계 양정에 대해 징계위원회가 무기명 투표로 의결해야 하는데도 처분 당시 징계위원회가 징계사유 인정 여부에 대해 단순히 평의만을 거치는 등 절차적 하자 등이 있었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군인사법 등을 종합해보면 징계위원회는 징계 혐의사실 인정 여부와 징계 양정 정도를 심의해 무기명 투표 방식으로 의결해야 한다"며 "계급에 따른 명령체계로 인해 상급자 등 이해관계자의 공개된 의사에 반하는 의사를 표시하기 어려운 군조직 특성을 고려하면 무기명 비밀투표 방식은 엄격하게 준수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의 징계위원회는 관련 법령에서 정한 무기명 투표 방식의 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있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판결했다.

ms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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