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7년 만에 기상청 직접 찾아…“작년 폭우 피해 반복 안돼”
일본을 휩쓴 장마전선이 빠르게 우리나라로 북상해 이번 주말 올해 첫 장맛비가 예고됐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3일 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기상센터를 방문, 유희동 기상청장에게 여름철 방재 대책을 보고 받았다. 국무총리가 기상청을 찾은 것은 2016년 황교안 총리 이후 7년 만이다.
유 청장은 집중호우가 내리기 20분 전 기상청이 직접 긴급 재난문자를 발송해 대피 시간을 확보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여름철 기상재해 대책을 이날 한 총리에게 보고했다. 서울에 시간당 141.5mm의 비가 퍼부어 도림천이 범람해 사상자를 냈던 작년 8월 8일 집중호우 때와 같은 피해를 막겠다는 취지다. 6시간 간격으로 제공하던 태풍 관련 정보를 3시간으로 단축해 발표하겠다는 내용도 보고에 포함됐다.
‘20분 전 재난문자’는 토네이도로 매년 봄마다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는 미국에서 시민들의 최소 대피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운영 중인 방재 시스템이다. 미국은 이런 경보 시스템과 함께 바깥 어디에 머물더라도 반경 20분 내에 몸을 피할 수 있는 대피 장소를 구축해 인명피해를 최소화 하고 있다. 우리 기상청은 미국 국립기상청(NWS)의 이같은 시스템을 벤치마킹, 올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시범 운영한 후 내년에는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일본을 지나 우리나라로 북상 중인 장마전선은 평년보다 온도가 높아진 바다를 지나며 많은 양의 수증기를 흡수해 덩치를 키우고 있다. 일본 가고시마 지방기상대는 지난 21일 “발달한 ‘적란운’이 접근하면 건물 안으로 대피하는 등 안전 확보에 노력하라”면서 폭우로 인한 저지대 침수, 하천 범람을 경고했다. 적란운이란 수직으로 발달한 비구름으로 강한 비와 천둥·번개를 동반한다. 이런 장마전선이 강한 남풍(南風)을 타고 빠르게 한반도로 올라오고 있다. 작년 8월과 같은 집중호우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보고를 받은 한덕수 총리는 “기상청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기후 재난을 알리는 척후병 역할을 충실하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후 한 총리는 작년 침수 피해를 입은 서울 저지대 거주지를 찾아 물막이판 등 침수 방지시설 설치 여부를 점검했다.
한편 국무총리가 기상청을 직접 찾은 것은 7년 만이다. 국무총리의 기상청 방문은 이번 한덕수 총리가 일곱번째다. 직전 방문은 2016년 4월 황교안 총리다. 중국발 황사와 미세먼지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기상청을 찾았다.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5년 2월 이홍구 총리가 호우 및 태풍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기상청을 찾은 것이 처음이다. 이후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 3월 김종필 총리가 기상청에서 열린 기상의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명박 정부에선 2008년 3월 한승수 총리, 2011년 12월 김황식 총리가 각각 중국발 황사 점검과 재난관리 종합대책 보고회 참석차 기상청을 찾았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6월에는 정홍원 총리가 장마를 챙겼다.
역대 대통령 중 기상청을 찾아 직접 날씨를 챙긴 건 2012년 태풍 ‘볼라벤’ 때 기상청을 방문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유일하다. 대통령의 첫 방문은 1961년 3월 기상청 전신인 중앙관상대 건물 완공 기념식에 참여한 윤보선 대통령이었다. 이후 중앙관상대가 중앙기상대로 승격하고 1987년 7월 전두환 대통령이 중앙기상대를 방문, 청사 이전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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