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류 도시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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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부터 시행되는 비수도권 쓰레기 직매립 금지법을 앞두고 전남 순천시가 폐기물 처리장을 추진하는 가운데 '일류'를 표방하는 순천시의 슬로건답게 폐기물 처리장 역시 선진 모델을 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수도권 지역은 2026년부터, 비수도권 지역은 2030년부터 직매립 금지법이 적용되며, 순천시는 2029년을 목표로 5만㎡ 규모의 매립시설과 소각시설, 재활용선별시설을 갖춘 폐기물 처리시설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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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부터 시행되는 비수도권 쓰레기 직매립 금지법을 앞두고 전남 순천시가 폐기물 처리장을 추진하는 가운데 '일류'를 표방하는 순천시의 슬로건답게 폐기물 처리장 역시 선진 모델을 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수도권 지역은 2026년부터, 비수도권 지역은 2030년부터 직매립 금지법이 적용되며, 순천시는 2029년을 목표로 5만㎡ 규모의 매립시설과 소각시설, 재활용선별시설을 갖춘 폐기물 처리시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순천시는 지난 22일 연향들 일원을 최적의 후보지로 공개했으며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올해 말 최종 입지를 고시할 계획이다.
특히 경기도 하남시 유니온파크를 모델로 폐기물 처리시설은 지하로, 지상은 주민 편의시설로 만들어 랜드마크화 하겠다는 구상이다.
하남시는 기피 시설을 기대 시설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전국 지자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간과된 점이 있다. 바로 지하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근무 여건이다.
해당 시설 종사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지하' 폐기물 시설을 최악의 노동 환경으로 지목했다. 비타민D 결핍과 시력과 청력 저하, 환기와 결로 등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화재가 났을 때 대피할 길이 없어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는 점이 그 이유였다.
기자가 유니온파크 현장에 찾아가기 며칠 전에도 부탄가스통 압축 과정에서 작은 화재가 일어났다. 노동자들은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공식적으로 신고되지 않은 경우 외에도 직접 불을 끈 때가 많았다고 한다. '죽음 앞에 사는 노동자'라고 스스로를 호명하는 이들은 더 이상 자신들처럼 지하에서 일하는 경우가 있어선 안된다고 당부했다.
앞서 노관규 시장은 민선 8기 취임 당시 '일류 순천'이란 비전을 제시하면서 대한민국 생태수도 일류 순천으로 미래도시의 기준과 방향을 제시하는 창조도시, 표준 모델로 재도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해 7월 언론인 브리핑에서는 폐기물 처리시설에 대해 언급하면서 "시민 삶의 위협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순천시 관계자는 '지하 폐기물 처리장의 노동 실태'에 관한 노컷뉴스 기사가 나간 직후 "이번 기회에 노동 부분까지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 관행 말고 혁신을 해보려고 한다"며 개선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순천시는 일류 도시로 향하는 길목에서 타 도시에선 볼 수 없는 새로운 여정을 써 내려왔다.
습지에 있는 전봇대를 뽑아 흑두루미에 터를 내주는가 하면, 저류지 공원에 잔디를 깔아 29만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광장으로 탈바꿈 했다.
이제 폐기물 처리장이다. 지상 위 랜드마크로 모든 시선이 쏠려있는 사이 지하에서 일하게 될 노동자들의 여건은 어떻게 해결할지 과제로 남았다. 순천시는 "더욱더 친환경적이고 진일보한 세계 최고 수준"의 처리장 시설을 짓겠다고 밝혔지만, 과연 노동자들에게도 적용될 일인지 지켜볼 대목이다.
순천의 폐기물 처리장 노동자 역시 순천시가 강조하는 '생태적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 이들 역시 순천 시민이며 우리 모두의 가족이기 때문이다.
순천시를 향한 세간의 이목이 현재로 멈춰선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류'가 되기 위한 조건은 어렵지만 멀지 않은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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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CBS 박사라 기자 sarai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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