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직 상실형' 이기찬 도의원 "법이 금지하는 행위 한 적 없어" 신상발언

▲ 이기찬 강원특별자치도의회 부의장이 23일 강원특별자치도의회 제320회 정례회 2차 본회의 신상발언에 나서 “(공직선거법) 제46조 1항에 학력의 표기방법이 있으나, 무엇이 허위인지를 명확하게 알 수 없다”며 자신의 ‘허위학력게재’ 위반 혐의가 무죄임을 주장했다. [도의회 제공]

지난 지방선거 당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이기찬 강원특별자치도의회 부의장이 “법이 명확히 금지하는 행위를 한 적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 부의장은 23일 강원특별자치도의회 제320회 정례회 2차 본회의 신상발언에 나서 “(공직선거법) 제64조 1항에 학력의 표기방법이 있으나, 무엇이 허위인지를 명확하게 알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직선거법 제64조(선거벽보) 1항은 학력을 게재하는 경우에는 졸업 또는 수료 당시의 학교명을 기재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부의장은 “저 이기찬은 경희대학교 교무처장이 졸업을 증명한 서류를 공식적으로 받은 것”이라며 “‘졸업생 명단’에도 당당히 제 이름이 있다”고 했다.

이어 “검찰과 법원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안내서를 근거로 ‘경희대 행정학과 졸업’이 허위사실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현행 법령 어디에도 명확한 근거를 찾을 수가 없다. 오로지 법률에 의거해 죄를 준다는 죄형법정주의를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국내 정규학력 중 대학 학력을 게재하는 경우, 정규 학부과정 이수와 학점인정법에 따른 학사학위 취득을 구분하도록 하고 있다. 이 부의장의 경우 학점인정법에 따른 학사학위를 취득했다.

▲ 이기찬 강원특별자치도의회 부의장이 23일 강원특별자치도의회 제320회 정례회 2차 본회의 신상발언에 나서 “(공직선거법) 제46조 1항에 학력의 표기방법이 있으나, 무엇이 허위인지를 명확하게 알 수 없다”며 자신의 ‘허위학력게재’ 위반 혐의가 무죄임을 주장했다. [도의회 제공]

이에 1심은 ‘경희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문구를 선거 공보물에 게재한 이 부의장에 “경희대학교 행정학과에 입학해 4년의 과정을 거쳐 졸업한 것으로 오인하게 해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수 있는 경우”라고 판단했다.

이 부의장은 이같은 판결 내용을 언급하며 “학점은행제를 통한 학사학위 취득에 대한 편협하고 저열한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늘 본회의장 방청석에 아내와 딸과 아들이 왔다. 남편에 대한, 아빠에 대한 떳떳함을 보여주고 싶다”며 “피의자의 입장에서 상고이유서를 읽어달라”고 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김형진 부장판사)는 지난달 24일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이 부의장은 지난달 31일 대법원에 상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