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선거법 고발에 대구시청 압색…홍준표 "경찰이 아니라 깡패'(종합2보)
경찰 "퀴어축제 충돌로 인한 보복수사 아냐"
"압수수색 대상에 홍 시장 본인 있는 건 아냐"
대구경찰직협 "경찰 미워도 법원결정 존중하라"
[대구=뉴시스] 박준 기자 = 대구경찰청이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고발 사건과 관련해 대구시청 동인청사를 압수수색했다.
대구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계는 23일 대구참여연대의 홍 시장의 공직선거법 고발 사건과 관련해 대구시청 관련 부서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대구경찰청은 지난 9일 검찰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이후 지난 16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은 뒤 이날 집행했다.
대구참여연대는 지난 2월22일 "대구시 공식 유튜브인 대구TV에서 홍 시장 개인에게 초점을 맞춘 영상물을 지속적으로 게시해 공무원의 중립 의무, 지자체의 실적 홍보 제한 등 공직선거법의 다수 조항을 위반했다"며 홍 시장과 담당 공무원을 고발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사항은 알려드릴 수 없음을 양해 바란다"며 "하지만 홍 시장은 압수수색 대상에 본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번 대구경찰청의 압수수색은 지난 17일 대구퀴어문화축제의 도로점용 여부를 두고 홍 시장 측과 대구경찰청 측이 충돌한지 6일만에 벌어졌다.
당시 퀴어문화축제 관련 행사 차량이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 진입하자 도로 불법 점용을 막으려는 공무원들과 경찰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물리적 충돌은 퀴어축제는 적법하게 신고 수리돼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며 도로 점용허가를 받지 않았더라도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인 경찰과 불법 도로점용으로 간주한 중구청 소속 공무원들이 극한의 대립 끝에 발생했다.
대구경찰과 대구시 공무원이 퀴어축제 행사 차량 진입을 두고 대치하는 상황에서는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30분간 이어진 공무원과 경찰의 극한 대치 끝에 차량은 행사장소까지 도착했다.
이 충돌은 대구경찰과 대구시가 도로법 제74조(행정대집행의 적용 특례)를 두고 해석이 달랐기 때문이다.
대구경찰은 '행정대집행 특례를 적용할 수 있는 사항이 없어 천막 철거를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대구시는 '도로법 제74조에 따라 불법 도로 점거를 막을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견해다.
도로법 제74조 행정대집행의 적용 특례는 도로관리청이 일부 경우에 한해 목적을 달성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해당 절차를 거치지 않고 도로에 있는 적치물 등을 제거하거나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해당하는 경우는 ▲반복적, 상습적으로 도로점용허가를 받지 않고 도로를 점용하는 경우 ▲도로의 통행 및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신속하게 필요한 조치를 실시할 필요가 있는 경우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번 압수수색이 지난 주말 벌어진 대구퀴어문화축제 충돌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퀴어축제 당시 충돌로 인해 보복수사를 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특히 홍 시장은 대구경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경찰청장이 이제 막 나가는구나"라며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눈에 보이는게 없다. 고발만 들어오면 막무가내로 압수수색을 한다면 그건 경찰이 아니라 깡패다"고 주장했다.
또 "시민단체에서 고발한 내용은 대구시 유튜브에 시장의 업적을 업로드해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며 "우리 공보관실 직원들이 유튜브를 관리 하면서 시장의 행적을 업로드 한 것인데 그게 선거법 위반인지 여부는 선관위에서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홍 시장은 "시장은 관여한 일도 없는데 경찰에서 마치 내가 관여한 것처럼 언론에 흘리고 있는 것에 분노한다"며 "좌파단체가 고발만 하면 무조건 피의자가 되고 압수수색 대상이 되는지 압수수색도 비례의 원칙이 있는데 이런 경미한 사건도 압수수색을 할 수 있는지 국민들에게 물어야 한다. 이런 식의 경찰권 행사라면 검사 통제하에 법 집행을 하도록 전면적으로 수사구조를 다시 개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구경찰청 직장협의회연합은 성명을 내고 홍 시장에게 "경찰이 미워도 법원의 결정을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
대구경찰청직협은 "홍 시장은 자신이 고발된 사건에 대한 영장 집행을 두고 보복 수사라고 깎아내린다"며 "그럼 영장 발부에 관여한 검찰과 법원도 보복 수사의 공범이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행정 대집행 등 퀴어 이슈가 있기 전 경찰이 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이 그 필요성을 인정해 발부한 것이다. 퀴어축제 유무와 상관없이 그렇게 진행됐을 영장 집행이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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