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축제 대치 이어 시청 압수수색…洪-대구경찰 '2라운드 충돌'
강대강 대치에 장외공방도…"洪 사법활동에 개입" vs "경찰관 시청출입 금지"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대구퀴어문화축제를 둘러싸고 지난 17일 대구시와 대구경찰청이 사상 유례없는 공권력 간 물리적 마찰을 빚은 데 이어 양측이 23일 또 정면충돌했다.
퀴어축제 당시 도로점용 문제를 둘러싼 충돌 이후 홍준표 대구시장이 김수영 대구경찰청장을 연일 '저격'하고, 대구경찰청이 이날 선거법 위반 사건을 수사한다며 대구시를 압수수색하는 등 일촉즉발의 강대강 대치 국면이 빚어졌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이날 오전 홍 시장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고발 사건과 관련해 대구시청 동인동 청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광역수사대 소속 수사관 10여명을 보내 오전 9시께부터 공보관실 등을 상대로 강도 높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고발 사건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하게 됐다"며 "압수수색 대상에 홍 시장 본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압수수색은 대구퀴어문화축제를 둘러싸고 대구시청 공무원들과 대구경찰청 직원들간 물리적 마찰을 빚은 지 6일 만에 이뤄진 것이어서 '보복수사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 오전 대구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는 퀴어문화축제와 관련, 주최측의 도로 점거를 막으려던 대구시·중구청 소속 행정공무원 500여명과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한다며 집회 관리에 나선 경찰관 1천500여명이 뒤섞여 물리적 마찰까지 빚어졌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당시 마찰로 공무원 3명이 부상했다며 김수영 대구경찰청장에 대한 문책을 수차례 요구하기도 했다.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공도로를 무단으로 막고 퀴어들의 파티장을 열어준 대구경찰청장은 대구시 치안 행정을 맡을 자격이 없다", "퀴어축제 장소도 집시법 시행령 제12조에 명문화된 시위제한 구역인데, 대구경찰청장이 그걸 몰랐다면 옷을 벗어야 한다"는 등 김 청장을 정면 겨냥했다.
홍 시장은 지난 18일에는 기자간담회까지 열어 "(도로점용 문제에 대해)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하고 해석 결과에 따라 (김 대구경찰청장에게) 법적·행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이런 와중에 경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지자 홍 시장과 대구시는 강력 반발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경찰청장이 이제 막 나가는구나"라며 "경찰이 아니라 깡패"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좌파 단체의 응원 아래 적법한 대구시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강압적으로 억압하더니 공무원들을 상대로 보복 수사까지 한다"며 "수사권을 그런 식으로 행사하면 경찰이 아니라 그건 깡패다"라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압수수색도 비례의 원칙이 있는데 이런 경미한 사건도 압수수색을 할수 있느냐"며 "이런식의 경찰권 행사라면 검사 통제하에 법집행을 하도록 전면적으로 수사구조를 다시 개편해야 할 것"이라고 '검경수사권 재조정'까지 언급했다.
홍 시장은 또 "대구경찰청 직원들의 대구시처 출입을 일체 금한다. 경찰 정보관 출입도 금한다"며 "법치 행정을 표방하는 윤석열 정부에서 이런 대구경찰청장의 엉터리 법집행, 보복수사 횡포는 참으로 유감"이라고 강조했다.
공보실장을 겸하고 있는 정장수 정책혁신본부장도 압수수색 착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안이 퀴어축제와 전혀 무관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서 "오비이락이라는 말이 있는데, 공권력 집행도 오해받을 짓은 하지 말아야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구경찰청 직장협의회연합은 성명에서 "적법·정당한 경찰의 퀴어축제 집회 관리를 두고, 연일 궁색하고 독특한 법 해석으로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더니, 지금은 자신이 고발된 사건에 대한 영장집행을 두고 보복 수사라고 깎아내린다"면서 "영장 발부에 관여한 검찰과 법원도 보복 수사의 공범이란 말이냐"고 했다.
이어 "퀴어축제 때 대집행 요건에 부합하지 않음에도 공무원을 동원해 집회 차량을 막더니, 오늘은 법원이 발부한 영장의 집행마저 막아서려 한다"며 "경찰행정에 군림하려는 시도에 이어, 법원의 사법 활동마저 개입하려 하느냐"고 반발했다.
경찰이 이날 압수수색을 진행하게 된 것은 대구참여연대가 지난 2월 말 대구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한 것이 단초가 됐다.
d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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