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장기복무 부사관도 중도 전역 기회 줘야"

국방부장관·법무부장관에 의견표명

국가인권위원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국방부장관과 법무부장관에게 장기복무 부사관에게도 중도 전역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23일 밝혔다.

공군항공과학고등학교(항공과학고)를 졸업하고 부사관으로 임관해 의무복무 중인 A씨는 공군사관학교 출신 장기복무 장교에게만 중도 전역 기회가 있는 것은 부당하다며 지난해 7월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군인사법에 따르면 장기복무 장교는 10년간 의무복무해야 하며 임용된 날부터 5년이 되는 해에 한 차례 전역을 지원할 수 있다. 장기복무 부사관은 중도 전역 없이 7년을 복무해야 한다.

국방부는 장기복무 장교의 의무복무 기간이 더 긴 점을 고려해 전역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고, 인력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해 임관 인원의 10％ 내외에서 제한적으로 전역을 허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인권위는 해당 진정이 군인사법 제6조와 제7조에 따른 입법사항으로 위원회의 조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각하했다.

다만 항공과학고의 경우 군적을 가진 군 학교라는 특수성이 재학생과 졸업생에게 미치는 인권적 영향이 크다며 의견 표명을 결정했다.

인권위는 "항공과학고 입학 시기는 '15세 이상 17세 미만'이고 임용 시점을 기준으로 해도 여전히 미성년자이거나 이제 막 성년이 된 시점"이라며 "사관학교 지원 후 장교 임용과 직무 전문성 및 장기 복무의 당위성을 비교할 때 항공과학고 출신자에게 직업 전환의 기회를 줄 필요성이 오히려 더 크다고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같은 이유로 장기복무 부사관에게도 중도 전역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항공과학고 학생의 편입학·전학을 허용하고 재학생이 군사법원법과 군형법의 적용을 받지 않고 소년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bo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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