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 비디오 판독 번복률 24%…'원조' MLB는 44%
태그·포스 아웃 판독이 가장 많아…KBO 74%·MLB 43%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올해 프로야구 정규리그 전체 일정(720경기)의 45%(326경기)를 치른 22일 현재, 비디오 판독 판정 번복률이 23.79%로 집계됐다.
KBO 사무국이 홈페이지에 실시간으로 올리는 비디오 판독 자료를 살폈더니 올해 전체 비디오 판독 요청 건수는 433건이었고, 이 중 103건의 원심이 뒤집혔다.
원심을 뒤집을 만한 확실한 근거를 발견하지 못했거나 원심이 정확해 그대로 유지된 사례는 330건이다.
2023년 비디오 판독 규정에 따르면, KBO리그는 홈런, 내야 및 외야 타구의 페어·파울, 포스·태그 플레이에서의 아웃 또는 세이프, 파울팁을 포함한 야수의 포구, 몸 맞는 공, 타자의 파울 또는 헛스윙, 홈 플레이트에서의 충돌(주루 방해 여부 등), 더블 플레이 시도 시 슬라이딩, 1루 3피트 라인 위반 수비방해, 스리 아웃 이전 주자의 득점, 주자의 누 공과, 주자의 선행주자 추월, 누상의 태그업 등 13개 항목에 비디오 판독을 적용한다.
감독은 정규이닝(9이닝) 기준 팀당 2번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고, 심판의 판정이 2번 모두 번복되면 1번의 추가 기회를 더 얻는다.
연장전에 들어가면 각 팀은 한 차례 비디오 판독을 더 할 수 있으며 홈런 타구 비디오 판독은 제한 없이 재판독을 요청할 수 있다.
비디오 판독을 요청해 가장 재미를 본 구단은 한화 이글스로, 판정 번복률 33%로 10개 구단 중 가장 높았다.
강인권 NC 다이노스 감독(31%),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27%),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26%)도 평균보다 높은 번복률을 끌어내 '매의 눈'을 뽐냈다.
전 세계 프로야구 최초로 2008년 비디오 판독을 도입한 '원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판정 번복률은 44%로 KBO리그보다 20%포인트 이상 높다.
이는 단순하게 두 나라 심판의 수준으로 볼 건 아니다. 도리어 MLB가 더 정확한 판정을 추구하다 보니 번복률이 자연스럽게 높아진 것으로 봐야 한다.
MLB 사무국이 집계한 올해 비디오 판독 자료를 보면, 22일 현재 원심 유지는 55.96%(366건), 번복은 44.04%(288건)로 번복률이 무척 높았다.
KBO리그에서 감독과 각 팀 벤치는 즉각적으로 벌어진 상황을 보고 30초 이내에 심판에게 비디오 판독을 요청한다.
이와 달리 MLB 감독들은 모호한 판정이 나오면 우선 심판에게 잠깐 기다려달라는 사인을 보낸 뒤 더그아웃에 인접한 곳에서 경기 상황을 분석하는 구단 분석팀의 1차 화면 분석 결과를 듣고 비디오 판독을 요청한다.
1차 영상 검토를 거쳐 재판독을 요청하니 판정의 정확성이 높아지고, 번복률도 비례해 높아지게 된다.
MLB의 비디오 판독 요청 항목도 11건으로 우리와 비슷하다. 홈런, 파울·페어, 태그·포스 플레이, 외야수 포구, 선행 주자 추월, 몸 맞는 공, 홈 충돌, 태그업, 더블 플레이에서의 수비 방해 등이다.
유형별로 볼 때 KBO리그, MLB 모두 태그·포스 아웃 상황에서의 아웃 세이프 판독 요청이 가장 많았다.
KBO리그에서는 판독 요청의 74%(321건)가 태그·포스 아웃 상황에 몰렸다. MLB에서는 42.8%로 절반에 육박했다.
다만, MLB는 타자의 타격 후 1루에서 아웃·세이프 판독 항목을 따로 집계해 눈에 띈다. 가장 접전이 펼쳐지는 1루 아웃·세이프 판독 요청은 29.51%로 여러 유형 중에서 태그 아웃 요청 다음으로 많았다.
MLB에서는 또 심판이 승패를 좌우하는 8회 이후 양 팀 감독의 요청이 없어도 재량으로 비디오 판독을 스스로 요청할 수 있다. 심판의 재량 판독 요청 건수는 78건으로 전체 요청 건수의 11.93%에 달했다.
MLB만큼 환경이 여의치 않은 KBO리그에서는 심판 재량 비디오 판독을 한 차례 시행했다가 형평성을 두고 뒷말이 나오자 비디오 판독 항목을 확대하고 요청 기회를 더 주는 방식으로 판정의 공정성과 정확성 제고에 힘쓰고 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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