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우 교수의 맛의 말, 말의 맛]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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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는 푸줏간에서 구해야겠지만 밭에서 작물을 길러 집에서도 구할 수 있다.
밭에서 나는 고기, 혹은 살이 찌지 않는 치즈라 불리는 두부 때문이다.
두부와 고기는 근본적으로 다른 음식이지만 단백질을 비롯한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두부가 고기 못지않아 생긴 이야기다.
'두부살'이라고 하면 뽀얀 피부를 가리키는 말일 수도 있지만, 대개는 근육이 부족해 무른 살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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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는 푸줏간에서 구해야겠지만 밭에서 작물을 길러 집에서도 구할 수 있다. 밭에서 나는 고기, 혹은 살이 찌지 않는 치즈라 불리는 두부 때문이다. 두부와 고기는 근본적으로 다른 음식이지만 단백질을 비롯한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두부가 고기 못지않아 생긴 이야기다. 게다가 식물성이어서 채식주의자들이나 살이 찌는 것을 걱정하는 이들에게도 제격인 음식이다.
두부는 중국에서 발명되었다는 것이 정설이고 이 음식을 부르는 동서양의 모든 이름 또한 ‘豆腐’에서 유래되었다. 한자의 뜻 그대로를 보면 ‘콩이 썩다’의 의미인데 두부는 콩을 썩혀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콩물을 끓여 응고제로 엉기게 해서 만드는 음식이다. 어떤 응고제를 쓰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단백질을 중심으로 한 두부의 영양가는 달라지지 않으니 썩 괜찮은 식재료이기도 하다. 교도소에서 막 출소한 이에게 두부를 먹이는 연유를 여러 가지로 설명하지만, 두부로 영양을 보충하라는 의미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음식으로서는 이렇게 좋기만 한 두부가 일상의 말에 스며들면 그리 좋은 뜻으로 쓰이지는 않는다. ‘두부살’이라고 하면 뽀얀 피부를 가리키는 말일 수도 있지만, 대개는 근육이 부족해 무른 살을 가리킨다. 영어와 결합된 신조어로서 최근에 많이 쓰이는 ‘두부멘털’ 역시 강인하지 못한 정신 상태를 가리킬 때 쓰인다.
재료와 만드는 법이 같더라도 음식의 이름은 여럿일 수 있는데 이 음식의 이름은 거의 모든 언어에서 같다. 두부 또는 이와 유사한 발음으로 이 음식을 부르는 것은 이 음식이 중국에서 만들어져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음식을 가리키는 말이 곧 그 음식의 기원을 나타내니 밭에서 나는 고기를 발명하고 그와 함께 이름까지도 널리 퍼뜨린 중국에 감사할 일이다. 적어도 두부에 한해서는 중국인들이 자신들의 것이라 마음대로 우겨도 되겠다.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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