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이주여성, "남편 성본 가진 자녀, 내 성본으로"...법원 "허가"

송주현 기자 2023. 6. 23. 11:2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 남성과 결혼한 베트남 이주여성이 혼인 중 새로운 성본을 창성해 사용하면서 남편 성본을 따른 자녀의 성본을 자신의 성본으로 변경해달라는 요구가 법원에서 받아들여졌다.

그동안 혼인 중인 부부 사이에서 자녀가 아버지의 성본을 따르던 것을 어머니의 성본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허가한 판결이 있기는 했지만 외국인 이주여성의 사례는 처음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이주여성, 한국 없는 성본 창성해 자녀 성본 변경 청구
혼인 중 상태 외국 이주여성 변경 청구 허가 첫 사례…남편도 지지
재판부 "양성평등이라는 헌법상 이익에 부합, 가족 정서적 통합에도 도움"
의정부지방법원.

[의정부=뉴시스] 송주현 기자 = 한국 남성과 결혼한 베트남 이주여성이 혼인 중 새로운 성본을 창성해 사용하면서 남편 성본을 따른 자녀의 성본을 자신의 성본으로 변경해달라는 요구가 법원에서 받아들여졌다.

그동안 혼인 중인 부부 사이에서 자녀가 아버지의 성본을 따르던 것을 어머니의 성본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허가한 판결이 있기는 했지만 외국인 이주여성의 사례는 처음이다.

23일 의정부지법에 따르면 베트남 여성 A씨는 지난 2016년 한국 유학생 B씨를 만나 베트남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한국으로 입국했다.

이 부부는 경기 양주시에 가정을 꾸리고 살면서 2017년 6월 혼인신고를 마치고 2018년 1월에는 자녀까지 출산했다.

이후 A씨는 3년 뒤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고 이름을 개명하면서 자신이 창성한 성본을 사용하게 됐다.

A씨는 자녀가 어머니 나라의 혈통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게 하고 대한민국에서 외국 이주민 출신 여성이 창설한 성본의 후손이 대대로 이어지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생각은 법원에 성본을 아버지의 것에서 어머니의 것으로 변경해달라는 '자의 성과 본의 변경허가' 청구로 이어졌다.

남편인 B씨 역시 자녀의 성본 변경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통상적으로 자녀의 성본 변경은 재혼 가정에서 계부의 성본으로 변경을 구하거나, 이혼 또는 사별 후 어머니 혼자 자녀를 양육하는 가정에서 어머니의 성본으로 변경을 구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A씨의 경우 혼인 중인 부부 사이에서 자녀가 아버지의 성본을 따르던 것을 어머니의 성본으로 변경을 구한 사례에 더해 외국인 이주여성이 새롭게 창성한 성본을 자녀가 갖게된 사례다.

재판부는 "친권자 및 양육자의 의사에 비추어 볼 때, 자녀의 성본을 변경하는 것이 가족 사이의 정서적 통합에 도움이 되고 가족 구성원의 개인적 존엄과 양성평등이라는 헌법상 이익에 부합하므로 이를 허가함이 상당하다"며 A씨의 청구를 허가했다.

이어 "청구인과 배우자는 가족 구성원에 관련된 편견이나 오해 등에 맞서 자녀가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에 대한 긍지, 자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성본 변경을 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tia@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