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고 튼튼합니다, 지금도 설레요”…이 남자가 사랑에 빠진 이유
2대 직접 수리하며 몰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근무하는 직원이 생산된지 40년 가까이 된 국내 최초 고유 자동차 모델 현대차 포니 2대를 직접 수리하면서 운전하고 있어 화제다.
23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5공장에 근무하는 방형달 기술주임(56)은 올해로 38년 된 포니2와 35년 된 포니2 픽업을 보유 중이다.
평소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던 방 주임은 현대차에 입사했고, 어릴 때 포니 뒤를 쫓아가던 추억 때문에 2007년 경기도 오산의 한 중고 자동차 시장에서 1988년 생산된 포니2 픽업을 구입했다. 10년 뒤인 2017년에는 1985년 생산된 포니2 승용 모델까지 손에 넣었다.
방 주임은 “뿌연 흙먼지 가득한 비포장길 위에서 포니 꽁무니를 쫓아가던 어릴 적 기억에 이끌려 포니를 구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포니를 통해 오래된 자동차 매력에 빠진 그는 포니 동호인 활동도 시작했다. 처음에는 차량 부품 수급과 정비 등에 있어 다른 동호인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으나 지금은 도움을 주는 위치가 됐다.
방 주임은 “포니는 우리나라 자동차의 산 역사”라며 “예쁜 외형뿐 아니라 잔고장 하나 없이 튼튼하고, 지금도 특유의 엔진 소리는 마음을 설레게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포니 모델은 8000여대이다. 이 가운데 실제 도로에서 운행 중인 포니는 1000대 정도로 추산된다. 우리나라 등록 차량이 2500여만대인 것을 감안하면 포니가 일반 도로를 달리는 모습을 보기는 무척 어렵다.
방 주임이 갖고 있는 포니도 아직 쌩생하게 도로를 달린다. 포니2는 주행거리가 26만㎞, 포니2 픽업은 2만6000㎞이다. 포니2 픽업은 10만㎞ 주행 후 주행거리가 다시 0㎞로 되돌아가 정확한 주행거리 측정이 불가능하다.
두 모델 모두 생산된 지 40년 가까이 되지만 아직 현역이다. 방 주임은 그 비결을 꾸준한 관리에서 찾는다. 그는 단순 수집 차원을 넘어 직접 운행이 가능하도록 차량 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보통 연식이 오래된 차는 정비와 부품 조달에 어려움이 따르지만 자동차 정비 기능사 자격증이 있는 방 주임은 차를 직접 수리하면서 운전한다. 그는 포니2 픽업 안에 공구함을 싣고 다니면서 웬만한 정비와 수리를 스스로 해결한다.
방 주임은 차량 유지를 위해 매주 1번 이상 포니를 운전한다는 원칙도 세웠다. 정비하고 관리하면서 도로를 달려 줘야 자동차가 제 기능을 한다고 그는 믿는다.
방 주임은 포니와 헤어질 마음이 없다고 했다. 현재 갖고 있는 포니가 완전히 고장 나 수리가 불가능할 때까지 정비하고 관리하면서 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방 주임은 “아날로그 감성이 진한 포니는 저에게 있어 향수이자 꿈 자체였다”며 “현대차 구성원으로서 우리나라 최초 자동차 고유의 모델을 소유한다는 것은 자부심이자 기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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