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6.25 참전 유공자…생활고에 마트서 참기름·젓갈 훔쳐

식료품 7차례 절도…6.25전쟁 마지막해 1953년 참전
매달 60만원 국가 지원금…경찰, '전과 남지 않는' 즉결심판 청구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부산의 한 마트에서 식료품을 훔치던 8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피의자는 6.25전쟁 참전 용사로 생활비가 부족해 절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A씨를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월초부터 5월초까지 부산 금정구 한 마트에서 7차례 참기름, 젓갈 등 식료품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마트에서 A씨를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참전유공자 지원금 등 매달 약 60만원의 국가 지원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6.25전쟁 마지막해인 1953년 전쟁에 참전했고, 현재는 단칸방에서 지내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일정한 직업이 없어 생활비가 부족해 식료품을 훔쳤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점 등을 고려해 경찰은 A씨를 즉결심판을 청구할 예정이다. 즉결심판은 2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료에 해당하는 경미한 사건을 약식 재판으로 넘기는 것으로, 유죄로 입증되도 전과가 남지 않는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건을 계기로 독거노인 중 어려운 분들을 살펴보기 위해 보훈처에 문의했다"며 "부산진구 관내 생계가 어려운 국가유공자 15명에게 찾아가 선물을 드렸다"고 말했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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