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청년 명의로 수십억 대출사기 벌인 일당 징역형

'성인 가출팸' 결성한 뒤 전세대출 등 받게 해
동원된 허위 부동산 매수인이나 임차인은 대부분 사회 초년생

집을 나온 20대 사회 초년생 등을 상대로 수십억 원대 부동산 대출 사기를 벌인 일당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11단독 정순열 판사는 사기,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A(40대·남)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비슷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전직 금융업체 직원 B씨에게는 징역 6년을, 또 다른 주범 C씨에게는 징역 5년을 각각 선고했다. 사기 행각에 동참한 이들 13명에게도 가담 정도에 따라 각각 수개월의 징역형 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졌다.

이들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가짜 임대차계약서를 만들고 허위 매수인이나 임차인을 내세워 금융기관에서 부동산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대출 등을 받아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들은 건설사로부터 미분양 신축 아파트 등을 할인된 가격에 분양받은 뒤, 임대차보증금을 크게 낮춰 작성한 가짜 임대차계약서를 금융기관에 제출해 부동산 담보가치를 부풀렸다.

이후 허위 매수인을 앞세워 부동산담보대출을 받게 한 뒤 대출금을 가로챘다.

또 가짜 임차인을 구해 허위로 전세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한 뒤, 이들이 금융기관에 제출해 받아온 전세 대출금을 받아 챙겼다.

이때 A씨 등이 동원한 허위 매수인이나 가짜 임차인은 대부분 금융지식이 부족한 20대 사회 초년생들로 구성된 '성인 가출팸'이나 지적장애인 등이었다.

이들은 숙식을 제공하겠다며 가출팸을 만든 뒤 공동 생활비 마련 등 명목으로 대출을 받게 해 거액의 빚을 떠안겼다.

B씨는 범행 당시 금융기관 직원으로, 가담한 대출 사기 범행의 피해 규모가 19억원에 달한다.

다수의 사기 전과가 있는 A씨 역시 범행 규모가 10억원을 넘는다.

정 판사는 "이들의 범행은 단순히 금융기관에 대한 피해를 넘어 전세제도와 전세자금대출 제도를 이용하려는 선량한 다수 시민에게까지 피해를 입힐 염려가 있는 등 사회적 해악이 매우 큰 범죄"라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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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박진홍 기자 jhp@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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