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섞어쏘기도 동시 요격...미사일 잡는 美 최신예 이지스함 가보니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2023. 6. 2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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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이버크급 칼 레빈 구축함 르포
주말 취역, 진주만 모항으로 향할 예정
“북·중 위협 등 어떤 상황서도 작전 수행”
22일(현지 시각) 미 수도 워싱턴 DC 인근 매릴랜드주 볼티모어 9번 항(港)에서 미국 최신예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인 ‘칼 M 레빈(DDG 120·9200t급)함이 취역식을 앞두고 있는 모습. /이민석 특파원

“우리는 지상전, 대잠수함전, 대공전, 다중 임무 능력을 수행합니다. 우리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작전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준비가 돼 있습니다.”

22일(현지 시각) 미 수도 워싱턴 DC에서 북동쪽으로 약 41마일(65km)떨어진 매릴랜드주 볼티모어 9번 항(港). 미국 최신예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인 ‘칼 M 레빈’(DDG 120·9200t급)함의 켈리 크래프트 함장(중령)이 이렇게 말했다. 미 국무부 외신기자클럽(FPC)은 25일 칼 레빈함의 취역을 이틀 앞둔 이날 일부 외신 기자들을 초청해 선체 내부와 미사일 격추 기능, 향후 계획 등을 공개했다. ‘전투에서 끈질긴’이라는 모토를 갖고 있는 칼 레빈함은 알레이버크급으로는 70번째 함정이다. 25일 오전 취역한 뒤 모항(母港)인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기지로 향할 예정이다.

◇“가까이서나 멀리서나 항상 방어 가능...北의 탄도미사일 요격 역량 갖춰”

구축함인 ‘칼 M 레빈(DDG 120·9220t급)함의 켈리 크래프트 함장(중령, 가운데)이 22일(현지 시각) 구축함 선상에서 기자들에게 함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민석 특파원

선체에 올라선 크래프트 함장은 “새로운 임무가 나오기 전까지는 하와이 지역에서 주둔하는 임무를 당분간 맡게 될 것”이라며 “(주둔 임무는) 주요 동맹국과 파트너들에게 안전 보장을 제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한국·일본 등 동맹국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칼 레빈 함정의 훈련 및 임무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북한 도발 및 중국의 위협에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같은 규모 구축함인 라파엘 페랄타함은 지난 2월 제주 해군기지에 입항해 한국군과 작전 협의를 했었고, 이달 초에도 같은 규모의 미국 이지스 구축함인 정훈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동안 중국 인민해방군의 이지스함이 ‘초근접 접근’해 위협하는 일도 있었다. 해군 관계자는 “(이들 신예 구축함은) 미 해군 기동 전력의 주축”이라고 했다.

이날 기자들을 안내한 크래프트 함장은 ‘외부 공격으로부터 이 함정은 어떻게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보유한 다양한 무기들은 ‘이지스 전투 시스템’을 통해 통합돼 있다”며 “지대공, 지대지, 대잠 능력을 통합한 체계를 통해 가까이서나 멀리서나 항상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칼 레빈함은 최신 미사일 방어체계인 ‘이지스 베이스라인9′ 전투체계를 갖춰 적의 저고도미사일과 고고도미사일을 동시에 요격할 수 있다. 여러 다른 고도의 미사일을 쏴 방공망을 무너뜨리는 북한의 이른바 ‘섞어쏘기’도 막아낼 수 있다.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인 ‘칼 M 레빈(DDG 120·9220t급)함 후미에 있는 32셀 VLS(수직발사기)의 모습. 이 구축함의 VLS는 총 96셀이다. /이민석 특파원

칼 레빈함은 지대공 및 대함 미사일을 발사하는 96개의 수직발사시스템(VLS) 셀(cell)을 보유하고 있다. 선체 내부에 들어가 가파른 계단을 10m 정도 올라가니 갑판 후미에 32셀의 VLS가 모습을 드러냈다. VLS 유지 보수 담당을 맡게 될 랜디 라슨 중사는 “취역 전이라 미사일이 장착되지 않았지만, 임무 때는 미사일을 장착하고 기동한다”고 했다. 이 함정엔 RIM-66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외에도 탄도미사일 방어에 사용되는 RIM-156 지대공미사일, RIM-161 탄도요격미사일 등 다양한 탄도탄 요격 무기 체계를 갖추고 있어 한반도 전개시 북한 미사일 억지 향상에 큰 역할을 할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마크 멜리아 주임원사는 ‘북·중 위협 등에 대응하는 임무를 맡을 가능성이 높지 않느냐’는 질문에 “어떤 상황도 일어날 수 있다. 어떤 위협, 상황에서도 지시대로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고 했다.

칼 레빈 함에서 근무하게 될 승조원들이 22일(현지 시각) 기자 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칼 레빈 함에서 근무하는 승조원은 총 329명이다. /이민석 특파원

◇중국보다 뒤처진 美 해군력에 ‘비상’…일각선 “한국 군함 미국이 구매” 제시

크래프트 함장은 이날 알레이버크급 함정을 하나 건조하는 데 4년 정도가 걸린다고 밝혔다. 실제 작전 능력이나 위력에서는 중국이 미 해군이 크게 못 미치지만, 이미 양적인 면에서는 중국 해군이 미국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미 국방당국에 따르면 미 해군 함정이 300척 미만, 중국 해군 함정이 340척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으로 2년 내 중국 보유 함정이 400척으로 늘어날 것으로 평가한다. 반면 미국은 2045년까지 350척으로 늘릴 계획을 갖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에 못 미친다. 목표 달성 전에 노후 함정 퇴역으로 미군 함대는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 때문에 최근 CNN은 “한국과 일본에서 건조한 군함을 미국이 사들이는 방법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CNN은 “한국과 일본의 조선 능력은 비용 대비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며 “특히 두 나라 전함은 모두 미국 기술, 무기, 레이더, 이지스 통제시스템을 장착해 미 해군과 아무런 어려움없이 합동작전을 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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