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교사, 스쿨존서 화물차에 치여…가족 "고장난 신호등 방치" 분노

정승필 2023. 6. 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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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북구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화물차가 20대 교사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는 "우리 언니가 식어가는 동안 그들은 뭘 하고 있었나. 사고를 접수한 경찰은 저희 어머니한테 '신호등이 없는 건널목에서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라며 "(우리 가족은) 점멸등만 있는 줄 알았다가, 오늘에서야 한번도 켜진 적 없는 방치된 신호등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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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부산 북구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화물차가 20대 교사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교사 가족 측은 사고 구간의 보호시설 미비로 예견된 사고라고 비판했다.

부산 북구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화물차가 20대 교사를 들이받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교사 가족 측은 사고 구간의 보호시설 미비로 예견된 사고였다며 지적과 함께 비판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뉴시스]

23일 부산 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4시 35분쯤 북구 만덕동 백산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포터 차량이 20대 교사 A씨를 들이받았다. A씨는 이 사고로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혼수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운전자 B씨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으며 해당 초등학교 뒤편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려다 건널목을 건너던 A씨를 들이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고가 난 현장이 어린이보호구역인 점, A씨가 성인인 점 등으로 미루어 보아 B씨를 보행자 보호 의무 위반으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또 B씨가 사고 당시 속도위반 여부에 관해서도 확인중이다.

다만 이 같은 사고를 두고 A씨 측 가족은 예견된 사고였다고 주장했다.

A씨의 동생 C씨는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언니가 건너던 건널목엔 신호등이 꺼져 있었다. 지난 2021년 4월에 만들어진 신호등은 생긴 이후로 한 번도 켜진 적이 없다"라며 "차가 수월하게 다닐 수 있도록 점멸등만 깜박이고 있다. 속도계도 없다"라고 말했다.

C씨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고 현장 사진을 보면, 횡단보도 신호등은 꺼져있다. [사진=C씨 페이스북 ]

실제로 사고가 난 백산초 뒤편 삼거리에 있는 신호등은 꺼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황색 점멸신호등은 작동하고 있었지만, 해당 도로의 경사로 인해 달리는 차량에 속도가 붙기 쉬워 보행자들이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또 사고 난 구간에는 속도위반 카메라가 한 대도 없었다.

C씨는 경찰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우리 언니가 식어가는 동안 그들은 뭘 하고 있었나. 사고를 접수한 경찰은 저희 어머니한테 '신호등이 없는 건널목에서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라며 "(우리 가족은) 점멸등만 있는 줄 알았다가, 오늘에서야 한번도 켜진 적 없는 방치된 신호등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구간 인근 빌라가 밀집해 교통량이 많고 교통 흐름 등을 고려해 황색점멸신호등으로 운영해 온 것으로 안다"라며 "초등학교에서 정상 신호로 변경해달라는 요청이 왔는데 전문가와 관련 기관들이 신호체계 변경 여부와 대책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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