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진양철 앓은 '섬망'…야윌수록 발병 잦아

정심교 기자 2023. 6. 23.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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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의 환자 가운데 몸무게가 너무 적게 나가면(저체중) 정상 몸무게일 때보다 '섬망'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오주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중환자실 환자에서 몸무게와 섬망 발생 간 관련성을 조사한 첫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며 "BMI가 낮은 저체중 환자들에서 섬망 발생이 높게 나타난 점은 중환자에서 체중을 관리하고 저체중을 조절하는 게 섬망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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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중환자 5600명 연구 결과


고령의 환자 가운데 몸무게가 너무 적게 나가면(저체중) 정상 몸무게일 때보다 '섬망'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반면 비만·과체중은 고령 환자의 섬망 발생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주영 교수·고유진 강사는 대규모 중환자 집단에서 체질량지수(BMI)가 섬망 발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해당 연구는 노인학 국제 학술지인 '노인학 및 노인병학(Archives of Gerontology and Geriatrics)'에 실렸다.

'섬망'은 정신 능력에 장애가 발생해, 의식과 인지 기능이 갑자기 변하는 상태를 말한다. 현재 있는 장소·시간을 모르고, 사람을 못 알아보거나 간단한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등 치매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섬망은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노년층에서 흔하며, 중환자실 환자 3명 가운데 1명이 경험할 정도로 중환자에게 흔히 발견된다. 중환자의 경우 섬망은 높은 사망률과 장기 입원 등 중대한 건강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

그간의 선행연구를 통해, 영양실조와 근감소증이 섬망 발생 요인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연구팀은 영양실조와 근육량 감소를 반영하는 지표인 BMI에 주목했다. 영양실조와 근육 소실은 염증 발생, 뇌 혈류 공급 저하 등의 다양한 메커니즘으로 섬망과 연관될 수 있기 때문이디.

이번 연구를 진행한 정신건강의학과 오주영(사진 왼쪽) 교수와 고유진 강사. /사진=강남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은 2013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강남세브란스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50세 이상 5622명의 환자를 저체중·정상·과체중·비만 그룹의 BMI 범주로 세분화해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72.9세였으며, 남성 비율이 60.1%로 여성(39.9%)보다 조금 더 높았다. 섬망은 전체 환자의 19%(1069명)에게서 발생했다.

연구 결과 BMI가 18.5 미만인 저체중 환자의 경우, 섬망 발생률이 정상 체중(BMI 18.5~25) 환자들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저체중 환자는 정상체중 환자보다 섬방 발생률이 1.5배 더 높았다. 반면 과체중·비만 상태는 섬망 발생률과 큰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오주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중환자실 환자에서 몸무게와 섬망 발생 간 관련성을 조사한 첫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며 "BMI가 낮은 저체중 환자들에서 섬망 발생이 높게 나타난 점은 중환자에서 체중을 관리하고 저체중을 조절하는 게 섬망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인 대다수가 과체중·비만으로 어려움을 겪는 시대이기에 일반적으로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지만, 노인층에 있어, 특히 중환자의 경우에는 저체중도 위험할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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