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협회 떠나는 중견·중소건설사, 까닭은[부동산포커스]

박경훈 2023. 6. 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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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브랜드 '디에트르'를 보유한 도급 순위 14위 대방건설이 한국주택협회에서 대한주택건설협회(주건협)로 가입사를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방건설은 지난달 소속을 주택협회에서 주건협으로 바꿨다.

이밖에 지난 2014년에는 주택협회 소속인 동양건설산업(브랜드명 파라곤)이 주건협 소속인 라인건설에 인수됐는데 이후 동양건설산업이 주택협회를 탈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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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방건설, 주택협회 탈퇴해 주건협 갈아타
호반·동양고속건설 이후 처음
주택협회 비싼 연회비에 대형사 중심 의사 결정
주건협, 대우 정원주 회장 취임 후 달라진 무게감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아파트 브랜드 ‘디에트르’를 보유한 도급 순위 14위 대방건설이 한국주택협회에서 대한주택건설협회(주건협)로 가입사를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택협회는 대형사, 주건협은 중견·중소 회원사가 모인 법정단체로 최근 들어 무게추가 주건협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중견기업이 상대적으로 비싼 연회비에 비해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주택협회에 대한 불만과 함께 회원사로 남을 요인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방건설은 지난달 소속을 주택협회에서 주건협으로 바꿨다. 도급순위 상위 업체가 주택협회를 탈퇴한 사례는 호반건설, 동양건설산업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지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연회비를 꼽는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DL이앤씨 등 대기업이 주축인 주택협회의 연회비는 ‘기본회비’와 ‘통상회비’로 이뤄지는데 기본회비는 분양실적에 따라 최소 200만원에서 2000만원, 3000만원, 4000만원, 최대 5000만원 등 5개군으로 나뉜다. 대방건설은 최근까지 2군에 속해 연 4000만원의 연회비를 냈다. 여기에 통상 ‘분양면적(㎡) X 150원’이다. 이 때문에 그 해 분양이 많으면 연 1억원이 넘는 회원비를 내야 했다.

주건협은 ‘연회비’(주택협회의 기본회비 개념)와 ‘통상회비’로 이뤄진다. 통상회비는 주택협회처럼 ‘분양면적(㎡) X 150원’ 수준이지만 연회비는 150만원뿐이다. 주건협이 이처럼 낮은 연회비를 받을 수 있는 이유는 회원사 규모에 있다. 현재 주택협회의 회원사는 자본금 100억원 이상 등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모두 합쳐봐야 62개다.

하지만 주건협은 9783개로 1만여개에 달한다. 특히 건설경기가 좋았던 지난 2021년에는 9926개, 지난해에는 1만개(1만 49개)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원가 절감에 극도로 민감한 업체일수록 연회비마저 아끼려 하자 주건협으로 모여든 것이다.

주택협회의 대형사 중심 의사결정 제도도 한계로 꼽힌다. 호반건설은 지난 2012년 주택협회에서 요구한 통상회비 약 1억 5000만원의 정산을 거부해 갈등을 빚다 탈퇴했다. 당시 호반 측은 “이미 대한주택건설협회에 가입한 상황에서 주변의 권유로 한국주택협회에 가입했지만 협회의 의사결정이 대형건설사 위주로 진행돼 별다른 도움을 받은 것도 없었다”며 “통상회비에 대해서는 가입 당시에는 몰랐을 뿐만 아니라 정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지 않은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지난 2014년에는 주택협회 소속인 동양건설산업(브랜드명 파라곤)이 주건협 소속인 라인건설에 인수됐는데 이후 동양건설산업이 주택협회를 탈퇴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건설업계에서 주건협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주요 원인으로는 정원주 제13대 회장 취임을 꼽는다. 이전 주건협 회장은 박재홍 영무건설 대표(제12대), 심광일 석미건설 대표(제11대), 김문경 원일종합건설(제10대) 등 말 그대로 중견·중소건설사 대표가 맡았다. 하지만 재계 서열 20위인 중흥그룹 부회장·대우건설 회장이 수장을 맡으면서 무게감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대방건설 측은 이번 소속 변경에 대해 “두 협회 모두 회원사들의 실적 확인 등 업무지원은 같았다”며 “다만 주택건설사업을 영위하는 것에 있어 발생할 만한 이슈를 협회 차원에서 더 적극적으로 협조·지원을 받고자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박경훈 (vi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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