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기·귀리치즈…7조 미래 먹거리 시장, '대체'로 맑음
국내기업, 대체육 기술 개발로 해외 진출 속도
저탄소 생산과정에도 유전자 변형 논란은 숙제
[편집자주] 식품 업계는 미래 먹거리로 대체육과 대체유 시장에 주목한다. 탄소 발생을 줄이는 ESG 경영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거대한 시장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글로벌 대체육 시장은 2019년 47억달러에서 올해 60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19조원 수준이었던 대체유(식물성 음료) 시장도 2026년까지 연평균 5%대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대체식품 기술 개발은 어디까지 왔을까, 새로운 시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10여 년 전 라면 건더기 스프에 들어있던 조그맣고 동그란 모양의 '콩고기'가 기술 개발을 통해 이제는 식품 시장의 한 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소, 돼지, 닭 등 전통적인 육류를 대신할 수 있다는 의미로 '대체육'이란 이름도 붙여졌다. 훗날 인류의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채식주의자(비건) 확산으로 수요층이 두터운 글로벌 시장에선 대체육이 오래전부터 상품화됐다. 올해 전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는 약 7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국내 대체육 시장도 성장세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대체육 시장은 2018년 75억원에서 2022년 212억원으로 4년 만에 약 3배 성장했다. 2025년에는 321억원으로 시장 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 성장세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국내 업체들은 대체육 기술을 개발하면서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 국내 식품업계 1위 CJ제일제당은 2016년부터 식품연구소에서 대체육 식물성조직단백(TVP·Textured Vegetable Protein)을 연구한 끝에 2022년 '플랜테이블'이란 대체육 브랜드를 만들었다. 대두, 완두 등 콩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압착해 고온과 고압 처리 과정을 거쳐 고기의 씹는 맛을 느낄 수 있는 탄탄한 조직을 구현하고 독자 개발한 식물발효 천연인증 조미료(TasteNrich) 소재를 넣어 고기의 향과 특유의 맛을 낸다.
이 대체육은 만두, 미트볼, 떡갈비 등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 중인데 1년 만에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30여 개국에 수출해 누적 판매량 400만개를 달성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100도가 넘는 고열을 가한 후에도 고기의 맛과 식감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 기술"이라며 "대체육의 향과 풍미를 살려주는 식품 소재도 자체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유명 대체육 기업들도 CJ제일제당이 만든 식물발효 조미료를 사용하고 있다.
라면을 주력으로 하는 농심도 '베지 가든'이라는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가 있다. 대두 단백질을 기반으로 다짐육과 패티, 국물 요리 및 양념 등 50여 개 제품을 개발했다. 중장기적으로 연매출 1000억원 규모로 육성할 계획이다.
국내 식품 회사들은 식용 곤충(밀웜)으로 대체육을 만들 수 있는 기술도 확보한 상태다. 정부는 2021년 기준 메뚜기, 식용누에 등 10종을 식용이 가능한 곤충으로 인정했다. 아직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커서 제품 상용화를 하지 않고 있지만, 단백질원으로 가치가 높고 가축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저히 낮아 친환경 대체육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별도의 도축 과정 없이 세포공학 기술로 동물의 조직 세포를 구현한 '배양육'도 대체육의 일종이다. 제조 방식과 성분을 고려하면 육류와 가장 흡사하다.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적어 친환경적이다. 하지만 유전자 변형 가능성 등으로 제품 안전성 측면에선 논란이 남아있다.
대상과 아워홈은 대학 줄기세포 연구진, 배양육 기술 스타트업 등과 협업해서 배양육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양사 모두 2025년경에는 배양육 제품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한다. 실제 고기와 거의 유사한 맛과 질감을 구현한 기술은 이미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반 소비자가 구매하기엔 가격 부담이 커서 원가를 낮춰야 하고, 세포 배양 과정에서 대량으로 사용하는 배양 배지의 안전성 확보 등이 숙제로 남아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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