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촌된 김동연·임태희, '교육협치' 공존 이룰까[초점]

박종대 기자 2023. 6. 2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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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 최근 광교로 남부신청사 이전...도청과 나란히 위치
반도체 인재 양성 관련 행사로 두 기관 미묘한 분위기
도지사·도교육감 교육청 신청사서 '원팀' 강조
[수원=뉴시스]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16일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경기융합타운에 새로 이전한 경기도교육청 남부신청사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경기도교육청 제공) 2023.06.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이 수원 광교신도시 경기융합타운에 신청사를 나란히 개청한 이웃사촌이 되면서 '교육협치'를 통해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두 기관을 책임지는 수장들이 경기도의회 여야 동수 구도 속에서 도 예산이 수반되는 주요 교육현안에 대한 협치 여부가 교육정책 성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광교신청사 시대 개막, 이웃되자마자 갈등 조짐?

23일 도교육계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경기도 교육재정 지원 및 협력에 관한 조례' 등에 의거해 협의를 통해 매년 추진할 교육협력 사업을 결정한 뒤 도에서 비법정전입금을 받는다.

최근 8년간 비법정전입금 현황자료를 보면 도교육청은 도에서 2014년 4억원, 2015년 608억원, 2016년 1352억원, 2017년 2046억원, 2018년 2487억원, 2019년 1479억원, 2020년 2308억원, 2021년 1819억원을 받았다.

이 중 진행된 협력사업을 보면 고교 무상급식, 중·고교 신입생 무상교복, 학교 실내체육관 건립은 물론 이전 교육감의 핵심공약인 '경기꿈의학교', '꿈의대학' 사업에도 예산 지원이 이뤄졌다.

교육감 입장에서는 자신이 공약한 교육정책을 완수하려면 도와 도의회 협력을 이끌어내는 게 관건이다.

세 기관은 이러한 차원에서 2020년 8월 정책협의회 공동협약식을 열고 주요 정책 논의와 현안 해결을 위해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

2019년 3월에는 도교육청과 경기도, 경기도의회,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경기도시군의회의장협의회 등 4개 기관과 '경기교육발전협의회'를 출범했다.

당시 도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도지사를, 도교육청은 진보 성향의 이재정 교육감이 각각 수장을 맡아 원활한 소통을 보여왔다.

그런데 두 기관의 교육협치에 최근 균열을 보인 듯한 징조가 불거졌다.

도가 지난 12일 수원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 도·교육·산업·연구기관 간 협력을 다짐하는 공동협약식을 열었는데, 당초 참석하기로 했던 임태희 교육감이 불참한 것이다.

[수원=뉴시스] 경기융합타운 전경. (사진=경기도 제공) 2023.06.06. photo@newsis.com


도가 도교육청과 상의 없이 공동협약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내면서 도지사 중심으로 이를 배포한 게 화근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정치적 성향이 다른 도지사와 교육감 간 불협화음을 빚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확산됐다.

두 기관의 협치는 조율을 통해 협력해야 할 교육 관련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는 등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이러한 엇박자 행보에 주변의 관심도 집중됐다.

이 같은 갈등 조짐은 김동연 도지사가 새로 청사를 이전한 임 교육감을 찾아 손을 내밀면서 일단락됐다.

김 지사는 지난 16일 수원 광교신도시 도교육청 남부신청사를 방문해 임 교육감에게 경기교육 발전을 기원하는 축하인사를 전했다.

앞서 도교육청은 지난 12일 교원인사과 등 3개 과 사무실 이전을 끝으로, 5주간 실·국별로 이어왔던 남부신청사 이전을 모두 마무리했다.

임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도와 도의회 그리고 도교육청은 언제나 도민을 위한 마음으로 서비스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김 지사는 "원팀으로 해야죠"라고 화답했다.

이들은 또 경기북부에 대한 관심을 더 기울이자는 데에 깊은 공감을 나누며 조만간 경기북부에서 격의 없는 만남을 갖기로 했다.

도의회 여야 동수, 두 수장 당면과제 '협치'로 풀어야

지난 6·1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두 기관장이 취임 1주년을 앞두고 미세한 파열음을 보였다가 다시 한 번 교육협치에 힘을 모으기로 의지를 다진 셈이다.

임 교육감은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국회의원 3선, 고용노동부 초대 장관 등 중앙정부와 정치권을 두루 역임했다. 또 한경대 총장을 4년간 맡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른바 '진보교육의 산실'로 불리는 경기도교육청에서 보수 성향의 교육감으로 처음 당선되는 저력을 보여줬다.

김 지사는 공직자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시절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까지 올랐고, 퇴직 이후 대선과 지방선거에 출마한 끝에 경기도지사에 당선됐다.

두 수장은 공통점도 있다. 둘 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임 교육감은 24회, 김 지사는 26회다. 또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 출신이고, 이명박 정부 당시 임 교육감은 대통령실 비서실장, 김 지사는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 근무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뉴시스]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16일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경기도교육청 남부신청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경기도교육청 제공) 2023.06.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임 교육감은 지난 7월 취임 이후 '자율·균형·미래'를 기본방향으로 국제바칼로레아(IB), 기본 인성교육 강화, 에듀테크를 활용한 학력향상 등 주요 공약을 추진 중이다.

그런데 임기 첫 해인 지난해 9월 도교육청이 도의회에 추가경정예산안을 제출했지만, 양당 간 이견으로 수차례 파행을 겪은 끝에 두 달 만에 예산안이 통과됐다. 이 과정에서 임 교육감의 공약사업인 국제바칼로레아(IB) 교육 운영 예산이 한 차례 전액 삭감된 바 있다.

김 지사는 초등학생 아침 급식을 공약에 포함했는데, 이를 추진하려면 도교육청 협조를 얻어야 한다. 반면 임 교육감은 선거 당시 초등학생 아침 급식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취임 이후 내부 검토를 거쳐 현실적으로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한 끝에 이를 철회했다.

지역교육계에서는 도의회 원 구성이 동수로 주요 현안에 첨예한 입장 차이로 협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 속에서 김 지사와 임 교육감이 원만한 소통을 이뤄 교육 관련 정책을 풀어나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두 수장이 그동안 걸어왔던 정치적 노선과 별개로 도와 도교육청을 책임지는 수장으로 도민들이 뽑아준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교육협치를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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