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마을] 동생 동물 2 / 김상혁
한겨레 2023. 6. 23. 05:05
[시인의 마을]
말을 막 시작한 다섯 살 동생에게 가르친 것
너의 방은 네 것이야
네가 잠근 문은 네 허락 없이 열리지 않는단다
그렇지만 문 닫을 때 손가락 조심하고
방을 나오면 언제나 사랑받을 거라는 사실
알아두렴, 세월은 너무나도 빨라
하얀 커튼 뒤에 숨어 엄마 얼굴 쳐다보고 있을 때
네가 까먹는 건 너의 시간만이 아니야
하지만 동생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알다시피 어린애는 짐승과 다름없다
김상혁의 시집 <우리 둘에게 큰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문학동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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