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때문에…20만원짜리 교재로 '리트' 문제까지 공부

이호승 기자 남해인 기자 2023. 6. 23. 05: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과목의 초고난도 문제인 이른바 '킬러 문항'에 대비하기 위해 수험생들이 '법학적성시험(리트·LEET)'의 언어이해 기출문제까지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능 국어 영역의 비문학 킬러 문항은 지문에 나오지 않은 정보를 유추해 정답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능보다 난도가 크게 높은 리트의 언어이해 과목 문제들은 이런 성격을 띠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능보다 난도 높은 법학적성시험 기출문제 공부
입시업계 1타 강사 "수능 국어, 리트화되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가 모습.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이호승 남해인 기자 =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과목의 초고난도 문제인 이른바 '킬러 문항'에 대비하기 위해 수험생들이 '법학적성시험(리트·LEET)'의 언어이해 기출문제까지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능 국어 영역의 비문학 킬러 문항은 지문에 나오지 않은 정보를 유추해 정답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능보다 난도가 크게 높은 리트의 언어이해 과목 문제들은 이런 성격을 띠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상위권 수험생이 킬러 문항에 대비하기 위해서 리트를 풀거나 일부 학원에서는 리트를 이용해 킬러 문항에 대비하는 강의를 한다.

학원이나 일부 강사가 수능 국어 킬러 문항에 대비하기 위해 리트를 활용한 것은 최근 몇년 사이의 일이 아니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23일 뉴스1과 통화에서 "처음 강사를 시작한 것이 2008년이었는데 당시에도 최상위권 학생들이 리트를 풀었다. 비문학 킬러 문항 대비용으로 리트가 유용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요즘도 최상위권 학생들은 고난도 킬러 문항에 대비하기 위해 리트를 활용한다"며 "다른 입시업체의 '1타 강사'는 아예 리트를 이용해 강의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이 관계자가 언급한 1타 강사인 A씨는 소속 입시업체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자신의 강의 정보란에서 "수능 국어 문항이 고차원적 분석·추론·비판 능력을 묻는 문항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사고력 시험의 표준은 리트이고 수능도 리트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의 강의를 듣기 위해서는 20만원이 넘는 교재를 구입해야 한다.

리트 기출문제 등으로 구성된 문제집도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다. 1권 2만원인 이 문제집은 수차례 수능 출제 위원으로 참여한 인사가 만든 B연구소에서 발간했는데 리트 지문과 관련 해설, 수능형으로 제작한 추가 문제, 모의고사 문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수능 관련 커뮤니티인 '오르비'에서도 리트에 대한 게시글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다. 초고난도 킬러 문항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일부 수험생이 리트 기출 문제 등을 찾는 경우다.

특히 비문학에서 기술·과학 등과 결합한 융합형 문제가 출제되지 않는다면 법학·논리학 등 문과 계열 지문이 출제될 수 있어 리트를 풀어봐야 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다.

대학 1학년생으로 재수를 준비 중인 한모씨(21)는 뉴스1과 통화에서 "심화 문제를 풀어보고 싶어 리트를 풀어봤는데 리트의 수준이 훨씬 높다"면서도 "수능 국어가 언제 어렵게 나올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비문학 연습용으로 리트를 찾게 된다"고 말했다.

한 사범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뒤 현재 법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인 신모씨(27)는 "리트가 수능 국어보다 훨씬 어렵지만 비문학 연습용이나 심화용으로 풀어보는 건 최상위권 수험생에 한해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며 "수능과 목표는 다르지만 문제 유형이나 구성이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신씨는 "고3 학생 중 리트 문제를 소화할 수 있는 학생은 최상위권 극소수뿐일 것"이라며 "보편적인 방식은 아니다. 리트로 수능에 대비하는 것도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yos547@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