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夜] '꼬꼬무' 그는 왜 스스로 십자가에 못 박혔나…'문경 십자가 미스터리' 조명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문경 십자가 미스터리를 조명했다.
22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산골짜기 미스터리 십자가'라는 부제로 경상북도 문경에서 일어난 미스터리한 한 사건을 조명했다.
2011년 5월, 경상북도 문경에는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 둔덕산 꼭대기에서 철사에 꽁꽁 묶인 시체가 나왔다는 이야기는 지역 신문사의 고 기자에게도 전해졌고, 이에 그는 평소 알고 지내던 형사에게 해당 사건에 대해 물었다.
100% 살인 사건이라 여긴 그에게 형사는 "하루만 시간을 달라. 여러 가지 가능성을 두고 수사 중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끈질긴 고 기자에게 형사는 사진 한 장을 건넸고, 이를 본 고 기자는 영화 속의 한 장면을 보여준 것이라 여겼다. 현장 사진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희귀하고 해괴한 사진이었기 때문이다.
해발 980미터의 험하고 높은 산인 둔덕상, 그중에서도 특이한 암석 지형이 있는 곳은 고모치 또는 고모 재라 불리었다. 이곳은 과거 채석장이었으나 현재는 10년 넘게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진 곳이었다.
그런 곳에 변사자는 전 세계적으로도 전무후무한 모습으로 남아 있었던 것. 그는 거대한 나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어있었다. 속옷 하나만 걸친 채 십자가에 걸린 중년 남성의 시신은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과 흡사했다.
손과 발에는 못이 박혀있고 오른쪽 배에는 흉기에 찔린 자상이 남아 있었으며 채석장 가운데 전시되듯 처참한 모습으로 남아있었다.
전대미문의 사건에 경찰 수사력이 총동원되었고, 당시 검안의는 현장을 보고 잘 짜인 화려한 각본 같아서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현장에 남은 흰색 SUV차량은 시신이 발견됐을 때부터 함께 있었고, 차량에는 이불, 삽, 망치 등이 들어있었다. 그리고 주차된 곳 위로 발견된 텐트에서는 전동드릴, 톱, 15센티 대못 등이 포착됐다.
또한 텐트에서 50미터 거리에서 나무 십자가가 눈길을 끌었는데, 변사자가 못 박힌 십자가를 중심으로 양 옆에 십자가가 하나씩 더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각종 공구들이 흩어져있었다.
외국어로 쓰인 글귀와 가시나무로 둥글게 만들어진 관, 그리고 십자가 앞으로 거울이 발견됐는데 이는 모두 예수의 십자가에 못 박힌 날을 그대로 재현한 것처럼 보였다.
채찍, 가시면류관, 예수를 조롱하기 위해 십자가에 써 붙인 문구, 시신 복부의 자상까지 성경에 묘사된 예수의 죽음을 그대로 재현한 것.
검안의는 현장과 시신을 보고 과다 출혈뿐만 아니라 기도 압박에 의한 질식사가 사인일 수도 있겠다고 판단하며 변사자는 산 채로 십자가에 못 박혔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경찰은 현장에 있던 차량의 차주를 추적했다. 차주는 경남 창원에 사는 58살의 택시 기사 김 씨. 그는 바로 현장의 변사자였던 것이다.
그를 가장 먼저 목격한 것은 주 씨 남성과 부자 관계의 두 남자였다. 이들은 이날 처음 만나 김 씨를 목격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양봉을 하기 위해 문경을 찾은 부자는 양봉할 곳을 찾다가 주 씨를 알게 됐고 주 씨의 소개로 채석장으로 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김 씨의 시신을 발견한 것.
혼비백산이 되어 아래로 내려간 이들은 경찰에 신고를 했고, 양봉 부자는 간단한 조사 후 문경을 떠났다. 그런데 목격자 중 한 명인 주 씨는 주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 시해선이라는 이름으로 김 씨의 시신 사진과 현장 사진을 공개적으로 올리고 이에 대한 감상글을 작성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게다가 그는 김 씨가 창원에 거주하는 택시 기사라는 이야기에 자신이 아는 사람 같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회원 목록을 확인하더니 김 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의 회원이라고 했다. 특히 그와 2008년에 한 번 만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미스터리한 것 투성이인 이 사건에 대해 경찰은 며칠 후 김 씨의 단독 자살이라 판단했다. 김해의 목재소에서 직접 십자가에 쓰인 목재를 구매하고 스스로 그 십자가에 못이 박혔다는 것.
사망 전 김 씨의 행적은 마치 마지막을 준비하는 듯했다. 그는 4월 초, 창원에서 운행하던 개인택시를 팔고 집도 정리했다. 그리고 SUV 한 대를 구매했다.
그런데 그는 무조건 차를 가장 먼저 운전하는 것은 본인이어야 한다며 동생과 함께 직접 차량 출고장까지 찾아갔다. 그리고 동생에게 흰 수건을 주며 운전석에 깔아달라고 한 후 동생이 흰 수건을 깔자 그제야 운전석에 올랐다.
그 후 그는 텐트를 구매하고 다음날 문경으로 왔다. 그리고 13일에 목재를 구매했고 사망 전까지 내내 혼자였다. 또한 그는 4월 14일 자신의 휴대폰을 해지하고 우체국 예금 계좌 해지 후 전액을 인출해 900만 원을 형제에게 송금하고 남은 잔돈은 모두 불우이웃 돕기 성금함에 넣었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십자가 설계도와 실행 계획서를 자살에 대한 중요한 증거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를 쉽게 믿지 못했다.
이에 경찰은 국과수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단독 범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김 씨는 직접 발에 못을 박고 그 후 손에 구멍을 뚫었다. 그리고 스스로 배에 자상을 남긴 후 미리 십자가에 박아둔 못에 자신의 손을 끼워 넣었던 것이다.
상상만 해도 엄청났을 고통에 술이나 약물에 취해 있지 않았나 의혹을 남겼으나, 검사 결과 술이나 약물도 검출되지 않았다.
그리고 제작진은 취재 중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필리핀에서 예수의 고난을 체험하며 죄를 씻는 채찍 순례, 십자가 행사 등이 진행되고 있었던 것.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의 일부 지역에서 벌어지는 이 행사에 대해 일각에서는 예수와 십자가의 의미를 가학적으로 잘못 해석했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그런데 필리핀의 십자가 행사와 문경 십자가 사건에서 공통점이 발견됐다. 양팔을 고정하는 방식과 하얀 천을 두른 것들이 모두 똑같았던 것. 특히 이러한 필리핀의 의식은 김 씨가 사망하기 3년 전 국내 방송을 통해 소개된 바 있어 김 씨가 이 의식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남겼다.
사실 김 씨는 종교에 심취해 있었다. 가족들과 떨어져 지낸 것 또한 종교 때문이었던 것. 그리고 그는 형제들에게 부활, 영생, 유체 이탈, 재림 예수 등의 말을 하기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어느 교회를 다녔는지 아는 이는 없고 혼자 주로 성경 공부를 하고 천국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의 정확한 사망 시기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대략 부활절 기간과 겹치는 것으로 추정됐다. 그리고 현장의 십자가 3개는 예수가 죽던 날 양 옆에 묶인 도둑들의 십자가와 일치했고, 차를 구입할 때 흰 수건을 깔던 의식은 예수가 죽기 전 나귀를 타고 이동하던 당시 나귀 위에 겉옷을 걸치고 그 위에 탄 것과 일치했다. 이 모든 것이 성경의 그대로였던 것.
그렇다면 김 씨는 본인이 예수라고 생각했던 걸까? 만약 그러면 이 치밀한 계획의 마지막은 부활?
여기서도 놀라운 대목이 등장한다. 예수의 부활을 목격했던 것은 세 사람, 채석장에서 김 씨의 시신을 발견한 사람도 세 사람이었던 것. 이에 경찰은 세 목격자들 중 주 씨에게 주목했다. 종교와 관련된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던 주 씨와 종교에 심취한 김 씨, 이에 종교계에서도 관심을 가졌다.
기독교 포털 뉴스 기자는 이 사건에 대해 "정상적 교회와 정상적 신앙 안에서 벌어진 일이 아닐 거다"라는 생각을 했었음을 밝혔다. 특히 주 씨가 종교 카페를 운영하며 썼던 이름 시해선에 주목했다.
기자는 "만민중앙교회의 대거 신도 이탈 사건이 있었다. 그들이 탈퇴를 하고 세운 교회 이름이 시해선이었다"라며 전직 목사였던 주 씨가 시해선이라는 이름을 쓴 것이 단순한 우연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가 과연 목격자에서 그칠까, 직접적 관계된 건 없었을까 의문이 남지만 명확한 답은 누구도 찾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 주 씨와 김 씨의 신앙에서 공통점이 포착됐는데, 두 사람 모두 환생을 이야기하고 사람이 신앙적으로 높은 단계에 이르면 그리스도가 된다, 사람이 하나님이 된다라는 사상을 가지고 있다며 "용어와 단어는 기독교 용어이나 내면에 흐르는 것은 기독교적 사상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주 씨가 김 씨의 고행을 종교적으로 미화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종교인들은 김 씨의 죽음이 잘못된 믿음으로 인한 극단적 선택이라 판단하는 것과 다른 부분이라고 했다.
또한 김 씨는 필리핀의 십자가 행사가 방송을 통해 공개되고 20일 후 주 씨의 카페에 가입했고 그해 가을 문경으로 주 씨를 만나러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주 씨는 "그가 날 찾아왔을 때 자기가 예수가 아닌가 하는 말을 했다. 이에 나는 그리스도의 의식으로 사는 누구는 될 수 있어도 자신이 예수는 될 수 없다고 말했다"라며 그 후 3년 간은 어떤 연락도 교류도 없었다고 했다. 그리고 3년 후 채석장에서 우연히 그의 시신을 발견했다는 것.
그러면서 주 씨는 채석장의 존재에 대해 김 씨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장소를 물색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그의 죽음과 자신은 관련이 없으며 본인도 그의 죽음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경찰도 김 씨와 주 씨의 관계를 수상히 여기고 조사를 계속했으나 3년 전 첫 만남 이후 두 사람이 교류한 정황은 전혀 나오지 않았고, 사건 현장에서 나온 지문, 족적, 머리카락, DNA는 모두 김 씨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경찰은 주 씨나 타인이 김 씨의 죽음에 개입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결론 냈다.
사실 김 씨는 건강이 좋지 않아 아들에게 간 이식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수술 후 아들이 세상을 떠났고 그 후부터 김 씨는 가족들과 멀어져 혼자 지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에서는 12년 만에 다시 만난 주 씨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그는 당시 채석장에 간 이유에 대해 "나도 신기하다. 지역민도 잘 안 가는 곳이고 사륜차가 아니면 가지 못하는 곳인데 양봉 부자가 사륜차를 끌고 왔고 그런 것이 전부 맞아떨어져서 갔던 것이다"라며 "채석장을 김 씨에게 소개해준 것은 인정하지만 거기서 그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당시 현장 사진을 찍고 카페에 그의 죽음에 관한 글을 올린 이유에 대해서는 명쾌한 답을 주지 않았다. 또한 그는 김 씨의 죽음이 자신에게도 많은 숙제를 남긴 사건이라며 지금도 그 문제를 탐구 중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주 씨는 김 씨의 죽음에 영향을 끼친 것은 없냐는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제가 목사에 김 씨가 우리 카페 회원이었다는 우연 때문에 나온 의혹이다"라며 "제가 그 사람에게 신앙적으로 사상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도록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리고 "그 사건 이후 곤란한 시선을 견디며 살아왔다. 우연이 겹쳐서 생긴 의심들인데 그것에 대해 그분을 원망하거나 비난하지 않는다. 그분의 신앙은 그분의 것으로 존중되어야 하고 내가 판단할 수 있는 건 전혀 아니다"라며 "전생에 인연이 있었을 거 같긴 하다"라는 답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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