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낯선 사진 보여줬더니… 10초 만에 문장으로 설명 척척

밴쿠버=김민수 기자 2023. 6. 23.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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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CVPR 2023 엑스포’ 가보니
김승환 LG AI연구원 비전랩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캡셔닝 AI를 시연하고 있다. 캡셔닝 AI는 학회장 옆에 정박하고 있는 디즈니 크루즈선을 찍은 사진을 정확하게 설명했다. LG 제공
20일(현지 시간) 캐나다 밴쿠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 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 학회(CVPR) 2023’ 엑스포에는 오전 10시 오픈을 앞두고 전 세계 인공지능(AI) 연구자와 기업 관계자 수천 명이 몰렸다. 구글 테슬라 도요타 메타 넷플릭스 틱톡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LG 현대자동차 등 국내 기업들이 AI 인재 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부스를 마련했다.

올해 CVPR은 산업 전 분야에 AI를 접목하려는 시도가 예년보다 더 두드러졌다. 넷플릭스 틱톡과 같은 기업도 컴퓨터 비전과 초거대 AI 모델을 통해 영상 서비스를 개선하는 등 사실상 ‘테크 기업’으로의 진화를 내세웠다. 테슬라 도요타 등 모빌리티 기업은 AI, 로봇 기술로 사업 영역을 늘려 나갔다.

● ‘비전 AI’ 적용 XR 기술 소개한 빅테크 기업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비전 AI의 응용 분야로 최근 주목받는 확장현실(XR) 기술을 선보였다. 메타는 증강현실(AR) 기술 개발을 위해 추진 중인 ‘프로젝트 아리아’를 소개했다. 직원들이 프로젝트에 쓰일 기술이 적용된 카메라가 달린 안경을 끼고 고개를 돌리며 움직이자 모니터 위에 직원이 바라보는 화면 속 사물을 빠르게 분류하는 모습, 안구 움직임, 손 위치와 동선 등이 실시간으로 나타났다. 비전 AI가 적용된 4족 보행 로봇에 물건을 집어 오라는 명령을 내리자 충전 중이던 로봇이 일어나 물건을 집어 바구니에 넣는 시연도 이뤄졌다.

애플은 ‘아이폰 라이다(LiDAR)’ 센서를 활용해 집 구조를 3차원(3D) 이미지로 만들어 내는 ‘룸플랜’과 물건을 3D 렌더링 이미지로 캡처하는 ‘개체 캡처’ 기술을 들고나왔다. 애플 관계자는 “여러 방의 특성, 복잡한 벽이나 바닥 모양을 구현하고 방을 분류하는 것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AR 전용 칩셋을 공개한 퀄컴도 이날 부스에서 자사 칩셋을 활용한 AR 글라스와 휴대전화에서 바로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생성형 AI 등 다양한 AI 기술을 소개했다.

● 모든 산업 분야에 ‘AI 접목 가속화’

모빌리티 기업은 AI를 활용한 기술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테슬라 관계자는 “운전자가 차량 전후방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도록 컴퓨터 비전 기술을 차량 내부에 접목했다”며 “모델X는 사람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며 궁극적으로 자동차가 아닌 AI나 로봇에 가까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요타는 3D 인식 기술과 초거대 AI 모델을 자동차에 장착해 고령자들의 이동수단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모빌리티 산업 재편을 시도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영상 제작에 AI나 컴퓨터 비전 기술을 적용해 작업 속도를 극대화했다. 또 영상 보정이나 소비자를 위한 영상 추천 기능 등도 AI 모델을 통해 고도화했다. 틱톡도 지능창조연구실(Intelligent Creation Lab)을 신설하고 사용자가 촬영한 영상을 AI를 통해 편집하는 등 서비스 고도화를 꾀하는 전략을 엑스포에서 공개했다.

● 글로벌 무대서 경쟁력 입증한 韓 기업

올해 CVPR 엑스포에서 가장 주목받은 국내 기업은 LG였다. LG AI연구원은 초거대 AI ‘엑사원 멀티모달’을 활용해 사진·영상을 10초 내에 텍스트로 설명하는 기술을 소개해 이목을 끌었다. 엑사원 멀티모달 서비스에 사진을 입력하면, AI가 처음 보는 사진·영상의 특징을 설명하는 식이다. 이 기술을 논문 분석에도 활용해 현재 세계 최대 학술정보 기업 ‘엘스비어’와 상용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불량품을 잡아내는 ‘비전 AI 기술’을 소개했다. 현재 폴란드와 충북 오창 공장 등 2곳에 관련 기술을 적용해 시험하고 있다. LG전자도 AI 기반 이미지 센서를 통해 차량 내 운전자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올해 처음 부스를 차린 현대차는 자율주행, 로보틱스, 인포테인먼트 등 비전 AI 기술을 소개하면서 인재 채용에 주력했다. 현대차 채용 관계자는 “올해 본격적으로 부스를 마련하고 네트워킹 행사도 연다”고 설명했다. AI 반도체 개발 기업 퓨리오사AI는 비전에 특화한 1세대 AI 반도체 ‘워보이’가 적용된 데모를 실시간으로 선보였다.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지난해와 달리 양산까지 되는 제품을 소개하다 보니 올해는 비즈니스 미팅 요청이 늘었다”고 말했다.

밴쿠버=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한국과학기자협회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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