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파운드리 재편 돌입… 내년 삼성 꺾고 2위 된다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후발 주자인 미국 인텔이 내년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시장 2위로 올라선다. CPU(중앙처리장치) 시장 강자 인텔이 그간 자체 제조했던 반도체 물량을 내년부터 내부 고객의 주문을 받은 것으로 간주해 파운드리 매출로 잡기로 했기 때문이다. 회계 방식을 바꾸면서 세계 파운드리 시장을 대만 TSMC와 인텔-삼성의 ‘1강 2중’ 체제로 보이게 만든 것이다.
인텔은 21일(현지 시각) 애널리스트와 투자자 대상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내부 파운드리 모델’을 공개했다. 반도체 제조 그룹이 ‘독립군’이 되어 타사 파운드리와 경쟁하고 회계도 따로 잡겠다는 것이다. 인텔이 자체 설계한 CPU 제조를 TSMC, 삼성과 경쟁해 인텔이 수주하는 구도를 만든 셈이다. 이는 인텔에 파운드리를 맡긴 외부 고객의 정보가 인텔의 다른 사업부에 유출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려는 목적도 있다. 이미 삼성전자도 이 같은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인텔 측은 “내부 고객 물량만으로 내년에 200억달러 이상 매출을 기록해 사실상 세계에서 둘째로 큰 파운드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TSMC의 매출은 약 738억달러였고, 삼성은 파운드리 매출을 따로 밝히지 않지만 업계에선 208억달러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텔은 내년 중 1.8나노 공정을 선보이겠다는 목표와 함께 최근 유럽, 이스라엘에 공장 신설 계획을 잇따라 밝히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날 인텔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6% 하락한 32.9달러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TSMC가 강력한 아성을 구축한 가운데 인텔의 참전이 큰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란 시각도 많다. 내부 물량이 상당수인 삼성전자 파운드리처럼 인텔 역시 외부 고객 확보가 시급한 숙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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