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예가 고구려 왕족 출신? ‘왕’ 이름에 얽힌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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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국정 경영에 따라 백성들은 혜택을 누리거나 재앙을 맞기도 한다.
역사학자인 서병국 전 가톨릭관동대 교수가 '삼국시대 국왕의 시호 의미 찾아내다'를 펴냈다.
삼국사기에는 궁예가 신라 헌강왕 또는 경문왕의 아들이라고 기록돼 있으나 중국의 역사 문헌인 '육씨남당서'에는 고구려 왕실의 후손으로 밝혀져 있다는 것이다.
고구리는 국왕의 치적 평가 대신 장사가 치러진 장소 명칭이 주로 시호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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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 국왕의 시호 의미…’
왕의 국정 경영에 따라 백성들은 혜택을 누리거나 재앙을 맞기도 한다. 동북아시아의 경우 최고 통치자에 대한 평가는 치적의 유무를 기준으로 간결한 형태의 시호로 결정된다.
역사학자인 서병국 전 가톨릭관동대 교수가 ‘삼국시대 국왕의 시호 의미 찾아내다’를 펴냈다. 저자의 팔순 기념 역사 저서다. 삼국사기를 중심으로 다양한 중국 역사서를 비교 분석, 시호의 의미에 심층적으로 다가간다. 이를 중심으로 왕의 행적을 기술하고 있지만 당시 역사적 사건에 대한 핵심도 짚는다. 또 각 왕의 이름과 성씨, 재위기간 등을 포함시켜 이해를 돕는다.
신라 3대왕 유리이사금부터 18대왕 실성이사금까지 주요 시호로 쓰인 ‘이사금’은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태종무열왕 김춘추’에 대한 대목을 보면 김춘추는 진덕여왕의 정통 후계자는 아니었지만 명성과 인망으로 세 번의 사양 끝에 왕이 됐다. ‘태종’이라는 시호는 그의 업적이 당나라 태종과 동등하다는 여론으로 결정됐다. 원성왕과 임금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강릉김씨의 시조 명주군왕 김주원에 대한 내용도 있다.
후삼국의 기틀을 다진 궁예가 신라왕족이 아닌 고구려 왕족 출신이라는 가설도 있다. 삼국사기에는 궁예가 신라 헌강왕 또는 경문왕의 아들이라고 기록돼 있으나 중국의 역사 문헌인 ‘육씨남당서’에는 고구려 왕실의 후손으로 밝혀져 있다는 것이다.
‘고구려’를 ‘고구리’로 표기하는 저자의 방식이 눈길을 끈다. 빛날 ‘려’를 나라 이름 ‘리’로 발음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구리는 국왕의 치적 평가 대신 장사가 치러진 장소 명칭이 주로 시호로 쓰였다. 미천왕, 소수림왕 등이 대표적이다. 대막리지 연개소문에 대한 분량이 많다. 연개소문이 영류왕을 시해한 이유에 대해, 영류왕이 먼저 연개소문을 죽이려 했다는 사실도 밝힌다. 백제 마지막 왕 의자왕에 대해서는 “지나친 영토 욕심은 결과적으로 당나라가 한반도를 지배하려는 욕심을 부추기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평가한다.
저자는 “삼국은 존립시대가 같으면서도 시호를 정하는 방법이 일치하지 않았다”며 “국왕의 시호 의미를 살펴봄으로써 국가경영 방식의 전모를 간결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동이·발해역사문화 연구소장과 영동문화연구소장을 역임한 서 교수는 발해학술상 본상을 수상하는 등 발해사 연구에도 업적을 남겼다. 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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