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3당 '오염수 방류' 저지 총력전…與 "괴담 중독"

송다영 2023. 6. 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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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강릉행', 정의당 '일본행', 진보당 '국제재판소 제소 촉구'
與 "민주당, 공천받으려 '괴담 경쟁' 한심"

더불어민주당·정의당·진보당 등 야권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두고 여론전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의원총회에서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있는 민주당 지도부.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정의당·진보당 등 야권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두고 여론전에 총력을 쏟고 있다. 민주당은 전국 규모 규탄대회를 열고 의원 일부는 단식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나섰다. 정의당은 후쿠시마를 항의 방문했고, 진보당은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를 주장했다.

22일 상임위원회 회의에서도 야당의 거센 항의가 이어지는 등 정부를 향한 경고 메시지가 쏟아졌다. 여당은 야당이 과학적 근거 없는 '괴담 살포'에 중독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근 민주당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저지를 위한 여론전에 한창이다. 22일 이재명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는 1박 2일 일정으로 강원도를 찾아 어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 강행 시 직격탄을 맞게 되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와 관련한 민생 외면 문제를 지적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같은 날 오후 이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는 강릉시 주문리 어촌계 복지회관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 대책 마련을 위한 수산업·관광업 관계자 간담회'에 참석했다. 민주당은 간담회에서 오염수 방류를 우려하는 어민 등 수산업·관광업 현장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고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실제로 오염수 방류가 아무 문제가 없다고 (정부와 여당이) 억지로 (주장)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구제책을 논의해야 한다"며 "안전에 아무 문제 없다고 우기고,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억압한다고 해도 문제가 전혀 사라지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간담회에 앞서 이 대표는 인근 수산물·관광 특화 시장인 주문진좌판풍물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의 민심을 청취하기도 했다. 시장 상인들은 이 대표를 향해 "(오염수 방류) 반대한다", "어민들의 생존 문제가 달려있다 도와달라"라고 말하며 도움을 호소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우리 국민의 84%가 넘는 분들은 후쿠시마 핵 물질 오염수 해양 투기를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새롬 기자

박광온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우리 당의 윤재갑 의원이 후쿠시마 핵 물질 오염수 해양 투기를 저지하기 위한 단식에 들어갔고, 국민 서명 운동에 서명한 국민이 100만 명을 넘어섰다"며 "우리 국민의 84%가 넘는 분들은 후쿠시마 핵 물질 오염수 해양 투기를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정조준해 장외 투쟁을 비롯해 여론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7월 초에는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오염수 방류 최종 평가 보고서가 나올 예정이다. 이에 야당은 일본 인접국임에도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지 못하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무능과 실책을 지적하며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국민들의 분노를 동력 삼아 장외 투쟁도 불사하고 있다. 반면 정부와 여당은 IAEA의 최종 판단이 나온 이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실질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20일(서울), 지난 3일(부산 자갈치시장), 지난 17일(인천 소래포구) 규탄대회를 열고 오염수 방류 반대 목소리를 강하게 내고 있다. 여기에 19일부터는 정부의 오염수 관련 일일 브리핑과 관련해 맞불 형식의 '1일 1질문 브리핑'을 시작했다. 여기에 민주당이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한 오염수 방류 관련 서명 운동은 최근 100만 명을 넘겼다.

지난 3월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삭발을 단행한 윤재갑 의원은 지난 20일부터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또한 민주당은 전날 태평양 도서국에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제적 연대를 촉구하는 협조 시한을 보내기로 했다. 이후에도 당 차원의 오염수 방류 저지 대책을 모색할 전망이다.

정의당도 이날 오염수 방류 계획에 항의하기 위해 배진교 원내대표, 이은주 원내수석부대표, 당 후쿠시마 오염수 저지 TF 단장인 강은미 의원 등 원내지도부가 2박 3일 일정으로 후쿠시마를 항의 방문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출국 전 김포공항에서 "정부가 나서지 않는다면 국민의 힘으로 오염수 방류를 저지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사진상 가운데가 배 원내대표. /정의당 제공

배 원내대표는 출국 전 김포공항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이 최고조인데도 정부가 보이는 태도를 보면 일본 정부와 후쿠시마 방류를 협의해 준 것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나서지 않는다면 국민의 힘으로 오염수 방류를 저지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를 촉구했다.

강 의원은 회견에서 "오염수 투기가 임박했는데도 국민들의 의문은 괴담 취급하고, 일일 브리핑까지 하며 일본 정부의 '입' 역할을 자임하기에 여념 없는 윤석열 정부에 경악한다"며 "일본 정부의 오염수 투기는 유엔해양법 협약을 위반하고, 전 세계 바다 생태계 등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제소가 마땅하다"고 말했다.

여당은 야당의 오염수 방류 저지 움직임에 '괴담 살포'라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7년 전 민주당 의원들은 '사드 기지 전자파 밑에서 내 몸이 튀겨질 것 같다'는 괴담송을 불렀는데, 지금도 그때와 마찬가지다. 정부와 전문가들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과학적 사실을 알리려 하는데도 민주당은 마이동풍"이라며 민주당이 국민들을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공천 한 번 더 받으려고 괴담 유포 경쟁하는 모습이 한심하다"고 맹비난했다. /이새롬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같은 자리에서 민주당을 향해 "공천 한 번 더 받으려고 괴담 유포 경쟁하는 모습이 한심하다"며 "반사이익을 위해 나라 전체를 괴담 피해자로 만드는 민주당은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임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이날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도 오염수 방류 문제를 두고 여야가 강하게 맞붙었다.

신현영 민주당 의원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한덕수) 총리가 후쿠시마 오염수가 기준에 맞으면 먹겠다고 했는데 마실 수 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조 장관은 "마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총리가 말씀하신 것은 세계보건기구(WHO) 음용 기준을 충족한다면 차별적으로 대우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여당은 오염수 방류에 과학적 문제가 없고 야당의 의혹 제기가 '괴담'이라고 강조했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회의에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났을 때 전문가들에 의하면 현재 후쿠시마 원전에서 오염수 방류하는 것보다 1000배 정도 높은 농도의 오염수가 바다로 들어갔다"며 "우리나라 바다의 방사능 농도는 2011년 전후해서 유의미한 변화는 없었다는 것이 자료에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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